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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알파인센터 지켜주세요!" '스키 전설' 김나미 대한체육회 총장의 간곡한 호소 "설상 올림픽 감동 메달 직후 '亞유일 활강코스' 철거라니...동계스포츠 활성화는 국가X지역의 미래 자산...부순 후엔 돌이킬 수 없어"[직격 인터뷰]

김나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 밀라노-코르티나동계올림픽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둔 태극전사와 동계 체육인들의 사인이 새겨진 태극기 앞에 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체육회
김나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 밀라노-코르티나동계올림픽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둔 태극전사와 동계 체육인들의 사인이 새겨진 태극기 앞에 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체육회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스키 레전드' 김나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 스키·스노보드 후배, 설상 종목의 미래를 위한 정선 알파인센터 사수에 나섰다.

지난 1일 취임 1주년을 맞은 김 총장의 최근 가장 큰 관심사는 정선 알파인센터의 존치다. 지난달 26일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가 긴급개최한 간담회서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은메달리스트 김상겸, 동메달리스트 유승은 등 후배들과 함께 앞장서 목소리를 냈다.

정선 알파인센터는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스키 활강 경기 개최를 위해 건립된 경기장으로, 스키장 존치와 산림생태 복원을 두고 지역, 환경 단체, 체육계 사이에서 갈등이 이어졌다. 지난해 케이블카 존치가 결정된 가운데 정선군은 국가정원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프트가 철거되면 정선 알파인경기장이 조성 1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스키여제' 린지 본도 극찬한 활강 코스의 철거 소식에 김 총장을 비롯한 체육계가 설상 종목 선수들의 유일한 훈련시설, 올림픽 유산을 지켜줄 것을 적극 요구하고 나섰다.

"정선 알파인스키센터를 지켜주세요." 지난 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박재민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심판위원장,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은메달리스트 김상겸, 김나미 대한체육회사무총장, 최홍훈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장,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빅에어 동메달리스트 유승은, 류제훈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국제국장(왼쪽부터) 정선 알파인스키센터 존치를 간곡히 요청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제공=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정선 알파인스키센터를 지켜주세요." 지난 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박재민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심판위원장,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은메달리스트 김상겸, 김나미 대한체육회사무총장, 최홍훈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장,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빅에어 동메달리스트 유승은, 류제훈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국제국장(왼쪽부터) 정선 알파인스키센터 존치를 간곡히 요청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제공=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김 총장은 "훈련장 하나 제대로 없는 우리 선수들이 설상 최초의 금, 은, 동메달로 전국민적인 감동을 안겨드린 직후 가슴 아픈 리프트 철거 소식을 듣게 됐다"며 개탄했다. "평창2018 유치 덕분에 가능했던 시설이다. 하계올림픽의 꽃이 마라톤이라면 동계올림픽의 꽃은 스키 활강이다. 활강 코스가 없으면 대회를 유치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현재 전세계적으로 동계올림픽을 유치할 수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 포함 8개국 정도밖에 안된다"면서 "20년 후, 50년 후, 올림픽을 다시 유치하고 싶어도 이 슬로프가 사라지면 불가능하다. 올림픽을 일회성으로 끝낼지, 미래의 국가자산으로 물려줄지를 결정할 중대한 시점"이라고 단언했다.

김 총장은 태릉선수촌, 동대문운동장 철거 사례도 언급했다. "태릉선수촌은 체육인에게 집과 같은 곳이었고, '태릉'하면 국민들이 '선수촌'을 떠올릴 만큼 친근한 곳이었다. 동대문운동장은 1000만 서울 시민들에게 몇 안되는 체육시설이었다. 부수는 건 언제든 할 수 있다. 다시 짓는 건 불가능하다. 정원, 산책로는 어디든 만들 수 있겠지만 아시아 유일의 스키 코스, 이 훈련시설은 다시 만들 수가 없다.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 다시 되살릴 수가 없다"며 절박함을 호소했다.

2023년 정선 알파인스키센터에서 아시아 10개국 유소년 스키 선수들이 스키 경기장 유지를 촉구하는 퍼포먼스에 참가했다. 사진제공=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2023년 정선 알파인스키센터에서 아시아 10개국 유소년 스키 선수들이 스키 경기장 유지를 촉구하는 퍼포먼스에 참가했다. 사진제공=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김 총장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스포츠와 지자체의 상생'이 가야할 길임을 강조했다. "인구 소멸 시대, 전국 지자체들이 저마다 지역 특색에 맞는 콘텐츠를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경북 예천, 충북 제천 등 스포츠를 활용한 수익 모델 창출은 모범사례"라면서 "강원도 정선은 대표적 인구 소멸 지역으로 지역 생존을 위해 콘텐츠 개발이 가장 절실한 지역"이라고 했다. "가리왕산의 리프트와 슬로프, 케이블카, 호텔 시설은 평창2018의 독보적 유산이자 타 지역과 차별화되는 자산이다. 올림픽을 위해 잘 조성한 이 독보적 콘텐츠를 고철로 팔아넘긴다는 게 말이 되나. 너무 아깝다"고 했다. 강원도 고성 출신 김 총장은 "정선만의 지속가능한 미래 먹거리는 '동계 스포츠'"임을 확신했다. "어디나 만들 수 있는 콘텐츠가 아닌 '정선이라서, 강원도라서' 가능한 이 독보적 올림픽 유산을 사계절 활용가능한 '동계 스포츠 연계' 관광 콘텐츠, 미래 자산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다른 데는 하고 싶어도 못한다"고 했다. "여름엔 MTB 다운힐 등 익스트림 스포츠 파크를 조성하고, 1년 내내 장애-비장애선수, 유소년, 꿈나무들이 맘껏 이용할 수 있는 훈련시설을 만들고, '제2의 최가온, 유승은'을 위한 에어매트 시설도 깔아주고, 국내외 팀 전지훈련도 유치하고, 가리왕산과 평창2018을 활용한 스토리 체험 콘텐츠도 만들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대한민국 스포츠 레저 복합 리조트"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설상 선수단장으로 '나홀로' 눈 덮인 리비뇨, 프레다초 1200m 고지를 날마다 오르내리며 불모지에서 설상 최초, 최고의 역사를 써내리는 후배들과 동고동락하며 가야할 길에 대한 방향성은 더욱 분명해졌다. "알파인 정동현, 모굴 이윤승 등 최고의 선수들"도 떠올렸다. "정동현 선수는 아시아 최강이다. 다시 나오기 힘든 선수다. '5번의 올림픽에 출전했는데 총장님이 피니시라인에서 반겨주신 건 처음'이라며 좋아하더라"며 뿌듯해 했다. "어렵게 훈련해온 이 모든 선수들이 정선 알파인센터에서 맘껏 훈련할 수 있길" 바랐다.

김 총장은 "이대로 철거된다면 후배들 볼 낯이 없다. 선배로서 우리 때 지키지 못했다는 부끄러움이 평생 남을 것"이라면서 "10년, 20년 후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 간절하게 재고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비행기 한번 타기 힘들던 시대, 10대 때 유럽 스키 유학을 한 김 총장은 "프랑크푸르트역의 차붐"을 언급했다. "프랑크푸르트 역에 가면 '프랑크푸르트를 빛낸 인물' 벽화 한가운데 '차붐' 차범근 감독님이 새겨져 있다. 그 앞을 지날 때마다 감사한 마음에 눈물이 난다"고 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인이다. 아무도 한국을 모르던 시절, 어린 유학생인 내게 '차붐 나라'에서 왔다는 말은 자부심이었고 용기였다"고 돌아봤다. "우리 체육인들은 그렇게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고, 박세리, 박찬호, 김연아, 손흥민, 최가온까지 국민들에게 감동, 희망과 용기를 선사해왔다. 그런데 늘 그때 '반짝'일 뿐"이라며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정치인에 따라 스포츠 현장이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 한다. 많은 정치인들이 선수들을 표를 얻는 데 이용하면서도 정작 스포츠의 가치는 인정하지 않는 게 안타깝다. 이번 추경에 체육예산이 다 빠지고 체육기금을 문화, 관광 지원에만 쓴 것도 이런 인식 탓"이라고 짚었다.

김나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 지난 1년간 현장의 발자취가 담긴 명패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제공=대한체육회
김나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 지난 1년간 현장의 발자취가 담긴 명패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제공=대한체육회

취임 1주년을 맞은 김 총장은 "105년 만의 첫 여성 총장이라는 타이틀이 영광스럽고 감사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실행,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에 있다"고 했다. "지난 1년간 최대한 많은 현장에 가

서 체육인들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5월엔 동계종목 전체 간담회도 하려 한다. 많은 의견을 경청했으니 이제 실행할 때다. 작은 관심이 큰 변화를 이끈다. 현장은 간절하다. 힘든 상황에서 운동하는 후배들이 존경스럽다. 이 후배들이 포기하지 않고 좋아하는 운동을 맘껏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건 어른들의 역할이다. 그걸 위해서라면 제일 앞에서 내가 총대 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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