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용병 브란키차(왼쪽)가 26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도로공사와의 2011~2012시즌 NH농협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동료 리베로 오아영의 머리를 감싸며 기뻐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의 용병 브란키차 미하일로비치(21·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는 집에서 '돌연변이'로 불린다. 식구 중 혼자만 키(1m91)가 크다. 세살 위 무용 교사인 언니와는 20㎝나 차이가 난다.
선수들 사이에선 큰 아기로 통한다. 애교와 웃음이 많단다. 브란키차의 또 다른 매력은 쾌활한 성격이다. 한국어도 곧잘한다. "나 예뻐?"라는 등의 한국어로 동료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한국음식도 가리는 것이 없을 정도로 잘 먹는다. 지난 1월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은 뒤 2개월 만에 팀에 완벽하게 녹아들 수 있었던 이유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브란키차는 선수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던 퇴출된 용병 리빙스턴과 다른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러나 푸른 눈의 외국인에게도 생애 첫 한국생활은 결코 쉽지 않았다.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많은 훈련량과 제한된 자유시간이었다. 브란키차는 훈련량이 많은 한국 팀에 혀를 내둘렀다. 2개월간 현대건설에서 훈련한 양은 스위스리그 볼레로 취리히 소속일 때 한시즌 훈련량과 맞먹을 정도였다. 또 개인생활이 보장되던 유럽 팀과 달리 숙소생활을 하다보니 개인적으로 짬을 낼 시간이 부족했다.
브란키차가 26일 도로공사전에서 동료 김주하가 공격에 성공하자 두 손을 활짝 벌리며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하지만 참고 견뎠다. 브란키차는 욕심많다. 뭐든지 잘하고 싶어한다. 자신을 믿고 영입한 구단에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단다. 어린 나이 탓에 경험이 부족하다는 말을 듣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사실 황현주 현대건설 감독은 브란키차의 기량에 100% 만족하지 않는다. 너무 많은 욕심이 오히려 독이 된 경우도 있다. 범실이 많은 공격력(정규리그 평균 17.33득점)도 아쉽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쉽게 화도 내는 다혈질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블로킹과 디그 등 탄탄한 수비력으로 만회하고 있다. 연봉 15만달러(약 1억7115만원)에 불과하지만, 28만달러(용병 상한선)의 몫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는 평가다.
브란키차는 26일 도로공사와의 2011~2012시즌 NH농협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펄펄 날았다. 블로킹 4개와 서브에이스 1개를 포함해 19득점을 올렸다. 공격성공률은 42.42%를 기록했다. 특히 24-24로 팽팽히 맞서던 4세트에선 결정적인 두번의 블로킹으로 팀의 3대1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현대건설이 3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끈 브란키차는 복덩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