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장충체육관.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베테랑 한수지(32)의 출전 가능성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한수지는 지난 1월 왼쪽 발목 전경골건 부분 파열 진단을 받고 수술대에 올랐다. 지난해 연말 훈련 중 다친 발목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다. 재활에 최대 4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6라운드 막판 선수단에 복귀했지만, 챔피언결정전 출전 여부는 불투명 했다. 부상 전까지 이소영-강소휘-러츠 삼각편대를 받치며 중앙을 지켰던 한수지까지 가세한다면 KOVO컵, 정규시즌에 이어 챔프전까지 여자배구 첫 트레블에 도전하는 GS칼텍스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전망됐다. 차 감독은 "흐름에 따라 상황이 다르다"고 전제한 뒤 "일단 오전에도 계속 연습하며 준비했다"고 출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다만, (경기) 흐름이 좋다면 그 흐름 그대로 갈 생각"이라고 굳이 무리시키진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차 감독은 2차전 승부처에서 한수지를 투입하는 쪽을 택했다. 흥국생명이 김연경 브루나를 앞세워 반격에 나설 때마다 한수지가 불을 끄는 역할을 했다. GS칼텍스는 1차전에 이어 2차전까지 셧아웃으로 장식하면서 트레블 달성에 단 한 발짝 만을 남겨두게 됐다.
차 감독은 경기 후 "사실 병원에선 무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하지만 본인이 베테랑의 무게감을 짊어지는 듯 했다. 혼자 운동을 하며 준비를 하더라. 기회가 되면 쓰고 싶었다"며 "충분히 본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었다. 역시 베테랑 선수답게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한수지는 "병원에선 원래대로면 2주 뒤부터 풀 점프를 하라고 하셨다. 아대를 착용하니 좀 나아져 도움을 받고 있다. 하지만 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나설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인삼공사 시절 우승을 맛봤던 그는 "당시엔 세터였고, 이번엔 포지션을 바꾸고 정규시즌 1위 및 챔프전 우승까지 바라보고 있다. 뭔가 이뤄냈다는 새로운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3차전에서) 빨리 끝내는 게 낫다"고 우승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