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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승리보다 공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자고 이야기 했다."
예선 B조 첫 경기서 삼성화재에 셧아웃 패배를 당했던 박 감독은 "상대가 잘한 것도 있지만, 우리 실력 발휘를 못했다.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떨어진 부분도 있다"고 아쉬워 했다. 그러면서도 "(V리그 소속인 다른 팀과 달리 아마추어인) 우리가 제일 편한 상황 아닐까"라며 "승리보다 공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자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잃을 게 없는 상무의 패기는 분위기가 큰 부분을 차지하는 코트에선 최대 변수로 여길 만하다. 대한항공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도 이 점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상무는 정말 위험한 팀이다. 선수들이 많이 보여주고 싶어 하는 팀이기에 상당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또 "서브가 강력하기 때문에 리시브를 잘 받아야 쉽게 풀어갈 수 있다"며 "경기 중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르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 운영할 생각"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2세트 중반까지도 상무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틸리카이넨 감독이 작전시간을 요청해 '침착함'을 강조했지만, 불안감은 커진 상황. 대한항공은 13-16으로 뒤진 상황에서 임동혁의 연속 득점과 상대 범실을 묶어 동점을 만들었고, 김민재의 블로킹과 임동혁의 퀵오픈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상무가 추격에 나섰으나, 대한항공이 격차를 유지하면서 25-22로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2세트를 내준 상무가 흔들린 사이, 대한항공이 3~4세트를 잇달아 잡으면서 결국 세트스코어 3대1의 승리를 만들었다. 상무에겐 경험의 차이가 아쉬울 만한 승부였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상무의 서브가 확실히 강력했다. 초반에 우리가 대응하지 못했고, 해선 안될 실수도 나왔다"며 "교훈을 얻은 승부였다"고 했다. 박 감독은 경기 후 "1세트를 잘 풀어갔고, 2세트도 우리 분위기로 잘 끌어갔는데 고비를 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승부처에서 헤쳐 나아가지 못한 것 같다. 아쉽긴 하지만 대한항공을 상대로 한 세트를 따냈다. 고비만 잘 넘었으면 승산이 있는 경기 아니었나 싶다"고 아쉬워 했다.
순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