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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지난 12월 29일 흥국생명은 수원 현대건설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1로 승리했다.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에게 2021년 10월 17일 이후 438일만에 홈 경기 패배를 안겼고, 동시에 1위 독주를 하던 현대건설을 바짝 추격했다.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현대건설의 시즌 첫 연패. 흥국생명의 '역전 우승'에 대한 분위기는 고조되고 있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 복귀 효과와 더불어 우승 도전, 최고의 흥행 카드로 매 경기 칭찬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뭔가 사정이 있었겠지'라고 넘기기에는 절대 다수의 이해를 받기 힘든 결정이다.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감독이 가고자 했던 방향'이 어떻게 달랐는지. 시즌 도중에 경질을 할 만큼 그 차이가 어떻게 컸는지는 설명을 듣지 못했다. 특별한 외압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을 구단이 자초했다. 배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리빌딩'을 원하는 구단 고위층과 '우승'에 대한 감독의 의견 차이가 있었다고 한다. 이런 방향성 차이가 정말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인지, 분위기를 들어도 쉽게 납득이 되지는 않는다.
흥국생명 선수들은 무슨 죄인가. 올 시즌 처음으로 현대건설전 승리 후 김연경을 비롯한 선수들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밝았다. '드디어 고지가 보인다'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4라운드 시작을 눈 앞에 둔 시점에서 갑자기 감독이 경질됐다. 흥국생명은 오는 5일 인천 홈에서 GS칼텍스와 맞붙는다. 이 소식을 듣고 선수단 동요가 결코 없을리 없다. 프로로써 어떤 상황에서도 경기에 집중해야 하지만, 그와 별개로 맥이 풀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감당해야 하는 것은 결국 남은 코치진과 선수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