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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많이 좋아졌다. 매년 비시즌에 가장 공들이는 선수다. 육서영이 언니들보다 잘해야 우리도 한계단 올라설 수 있다."
이 와중에 흐름을 흔드는 팀이 있다. 기업은행이다. 최근 4연승을 질주하며 올시즌 6승2패(승점 16점)로 정관장(승점 10점)을 제치고 3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4경기는 GS칼텍스와 페퍼저축은행 상대로만 따낸 승리다. 지난 1라운드 때는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에겐 졌지만, 나머지 경기를 다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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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당 평균 30득점이 넘는 빅토리아의 맹활약은 토종 선수들의 견고한 뒷받침 위에 빛난다. 황민경-육서영-김채원의 기업은행 리시브라인은 세트당 디그 1위(23개) 수비 성공 1위(29.2개) 리시브 효율 3위(32.1%)를 기록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세트당 세트 2위(13.81개)의 준수한 2단 연결까지 이뤄지고 있다. 2021년 12월 부임 이래 김호철 감독이 다잡아온 수비진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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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경이야 워낙 검증된 베테랑이라고 본다면 늘 공격력 대비 아쉬운 수비를 보여줬던 육서영의 성장이 인상적이다.
육서영에겐 터닝포인트가 되어야만 하는 시즌이다. 부동의 주전 표승주가 정관장으로 이적했고, FA 이소영은 아직 부상에서 회복중인 단계. 육서영이 진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무엇보다 이소영-황민경이 모두 수비에서 강점이 있는 선수인 만큼, 1m80 큰 키에 좋은 서브와 블로킹을 뚫어내는 파워를 지닌 육서영의 활약이 올해 기업은행의 성적을 가늠하는 척도 중 하나였다. 미들블로커 최정민과 함께 팀의 미래이기도 하다.
벌써 프로 6년차, 흥국생명서 활약하던 어머니의 피를 이어받은 배구인 2세로서 매시즌 기대주로 꼽혔다. 하지만 실전에서 그 기대치를 보여주지 못했다. 올해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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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당 평균 11.8득점(14위)도 인상적이지만,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수비에서의 발전이다. 세트당 수비 성공(7.258개)은 도로공사 임명옥, 흥국생명 신연경 등 리베로들을 제치고 당당히 3위에 올라있다. 48.4%에 달하는 리시브 효율에 세트당 디그 4개(리그 10위)까지 갖췄다.
김호철 감독은 2021년 기업은행의 불미스러운 하극상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영입된 '특급소방수'다. 그동안 팀의 안정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재계약 첫해이자 FA로 이소영과 이주아를 영입한 최소 봄배구 이상의 성적을 내야하는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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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노장의 배구관은 그대로다. 육서영이 껍질을 깨고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김호철 감독이 "이제 많이 써야하는 선수가 됐다"며 함박웃음을 짓는 이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