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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더 오래하고 싶어서"…어쩌면 운명, 멈추지 않은 문정원의 배구시계 '이제는 완전한 리베로 입니다'

이종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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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7-07 10:31 | 최종수정 2025-07-07 11:15


"배구 더 오래하고 싶어서"…어쩌면 운명, 멈추지 않은 문정원의 배구시계…
한국도로공사 문정원. 단양=이종서 기자

"배구 더 오래하고 싶어서"…어쩌면 운명, 멈추지 않은 문정원의 배구시계…
사진제공=KOVO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빨리 적응해야 할 거 같아요."

문정원(31·한국도로공사)은 다가오는 시즌 리베로로 시즌을 시작한다. 그동안 '수비하는 문정원'을 보는 건 어렵지 않았다. 뛰어난 수비력을 살리기 위해 아포짓스파이커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많은 수비에 가담해 왔다. 그러나 아예 리베로로 시즌을 맞이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정원에게 리베로는 낯설지 않다. 2023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리베로로 발탁되기도 했다. 그만큼 안정적인 수비력을 인정받아왔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도로공사는 '레전드 리베로' 임명옥과 결별했다. 리베로 자리가 공석이 된 가운데 도로공사 선택은 문정원이 었다. 문정원은 지난 2일부터 단양에서 열린 2025 한국실업배구&프로배구 퓨처스 챔프전에서 본격적인 실전 감각 올리기에 들어갔다.

문정원은 "아포짓 스파이커 자리에서 수비 전문 선수를 하긴 했는데 리베로로 포지션을 바꾸니 공을 받는 방향도 다르고 해서 어려움이 많았다. 아직 부족한 것도 많고, 어린 선수들과 했을 때 내가 더 해줘야 하는 부분이 많은데 그런 부분이 부족한 거 같다. 생각을 많이 하면서 경기를 해야할 거 같다"고 했다.


"배구 더 오래하고 싶어서"…어쩌면 운명, 멈추지 않은 문정원의 배구시계…
사진제공=KOVO
공격을 놓고 수비 전문으로 간다는 게 어쩌면 쉽지 않았을 결정. 특히나 V리그 최고였던 임명옥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그러나 장점인 수비를 살리기 위해서는 언젠가는 내려야 하는 결정이기도 했다.

문정원은 "(임)명옥 언니와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나이가 들면서 배구 오래하고 싶으면 리베로로 가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명옥 언니뿐 아니라 (배)유나 언니를 비롯해 다른 언니들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대표팀에 리베로로 들어갔었던 게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외국인 감독님께서 내가 리시브하는 모습을 보고, 기록을 보면서 뽑아주셨는데 그 기회로 많은 경험을 한 게 도움이 많이 됐다"며 "배구를 더 오래하고 싶은데 점프 같은 부분도 많이 떨어져서 최대한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배구를 해야하지 않나 싶어서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정원은 이어 "무릎 부상으로 인해 수비를 더 하라고 박정아 선수를 영입하면서 2인 리시브를 했던 게 나에게는 터닝 포인트였던 것 같다. 그때 통증을 안고 공격을 계속했다면 지금까지 계속 배구를 하기는 어려웠을 것 같다. 아포짓스파이커 자리에서 수비 전문 선수를 하면서 관리도 되다 보니 지금 수비 전문선수를 할 수 있게 된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공백을 채워야 하는 입장이지만 임명옥과의 시간은 큰 도움이 됐다. 문정원은 "리베로를 하겠다고 마음 먹는 거 자체도 부담이었다. 지금은 (임)명옥 언니가 있다가 나간 자리다. 우리나라 최고의 리베로가 있던 자리를 채우는 게 부담이긴 하지만, 언니에게 배운 것도 많아서 잘 따라가보려고 한다"라며 "리시브를 하는 부분도 그렇고, 수비하는 부분도 그렇고. 내가 흔들리거나 발이 움직이지 않았을 때 언니랑 저랑 스타일이 다름에도 많이 알려줬다"고 고마워했다.


"배구 더 오래하고 싶어서"…어쩌면 운명, 멈추지 않은 문정원의 배구시계…
사지제공=한국도로공사

"배구 더 오래하고 싶어서"…어쩌면 운명, 멈추지 않은 문정원의 배구시계…
사진제공=한국도로공사
실전을 소화하면서 조금씩 보완 과제도 찾아나가고 있다. 아포짓 스파이커와 리베로는 일반적으로 로테이션상 앞뒤가 다르게 돌아간다.

문정원은 "반대쪽에서 하다보니까 어려움이 있다. 팀에서 연습하는 것과 다르게 선수들이 때리는 각이나 볼이 짧았을 때 이런 부분을 제가 더 생각하고 스위치를 가야 하는데 그런 게 부족해서 조금 더 생각해야할 거 같다"라며 "이제 토스를 할 수 없는 위치다. 라이트에 있을 때 세터 다음으로 토스를 많이 뛰어다닌 것 같다. 언더토스를 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느꼈다. 코치님들이 도움을 주고 있어서 해내려고 한다"고 했다.

문정원은 이어 "감독님도, 코칭스태프들도 걱정이 많으신 거 같다"라며 "계속 연습하면서부터 많이 도와주시고 있다. '이런 부분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이렇게 알려줘야 한다', '네가 자리를 잘 잡아야한다', 이런 분들을 알려주시니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고 했다

도로공사는 비시즌 외국인선수로 뛰어난 공격력을 자랑하는 모마를 영입했고, 아시아쿼터로 지난해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타나차와 재계약을 했다. 올 시즌 전력면에서 한층 안정됐다는 평가.

문정원은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목표는 우승이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보다는 내가 채워야하는 부분이 커서 많이 노력해야할 거 같다. 그만큼, 팀 스타일에 빨리 적응해야할 거 같다"고 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배구 더 오래하고 싶어서"…어쩌면 운명, 멈추지 않은 문정원의 배구시계…
사진제공=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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