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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요즘은 내가 놀고 먹는다."
1986년생인 임명옥은 2005년 V리그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KT&G(현 정관장)에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4~2015시즌을 앞두고 처음 도로공사로 이적해 지난 시즌까지 또 10시즌을 보냈다. 2017~2018년 도로공사의 첫 통합 우승에 기여하고, 2019~2020시즌부터 6년 연속 베스트7으로 선정되는 등 리그 최고 리베로 자리를 놓친 적이 없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임명옥과 종전 연봉 3억5000만원에서 2억원이 삭감된 1억5000만원(연봉 1억+옵션 5000만원)에 계약한 뒤 현금 트레이드로 기업은행에 보냈다. 임명옥으로선 도로공사에 서운한 마음이 있을 수밖에 없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급부상한 배경에는 역시나 임명옥이 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기업은행의 수비가 몰라보게 탄탄해졌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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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아웃사이드 히터 육서영은 "분명 안정감이 있다. 명옥 언니한테 볼이 가면 볼이 떨어지진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블로킹을 뜨고 떨어질 때 명옥 언니 쪽으로 볼이 가는 게 당연히 보이는데, 그러면 '이건 잡겠다'라는 믿음이 있다. 명옥 언니 효과는 톡톡히 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물론 리시브와 수비를 임명옥 혼자 할 수는 없는 일이다. 후배 선수들도 임명옥의 리드에 잘 따라가면서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육서영은 "명옥 언니 효과라 생각하고, 명옥 언니도 분명히 잘하고 있지만, 다른 선수들도 누군가 피드백을 줬을 때 받아들이는 것을 잘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 서로 맞춰 가다 보니까 수비나 리시브가 좋아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기업은행은 '명옥 언니 효과'를 컵대회에서 충분히 느끼며 우승 트로피를 들고 정규리그를 맞이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평가에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다들 자신감이 가득하다.
김호철 감독은 "스타들은 조금 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사실 컵대회에 가기 전까지는 그렇게 잘 맞지는 않았는데, 컵대회를 하면서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지금은 내가 이야기를 잘 안 해도 선수들끼리 맞춰 보고, 연습도 하면서 서로서로 도와주려고 한다. 우승을 해서 그렇다. 우승하면서 그런 점들이 확 달라진 것 같다"며 정규리그까지 우승 기운이 이어지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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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