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배구도사'가 부산을 바꾸고 있다. 한국 배구 역사상 최고 인기팀의 최전성기와 바닥을 모두 경험해본 그다.
OK저축은행은 30일 부산 강서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시즌 V리그 우리카드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대2로 신승을 거뒀다.
주포 디미트로프가 자신의 역할을 해줬고, 차지환과 전광인이 든든하게 뒤를 받쳤다.
시즌전 신호진과의 과감한 트레이드 상대였던 전광인이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하고보니 '역시 전광인'이란 찬사가 나온다. 여러모로 아쉬웠던 OK저축은행의 짜임새가 단번에 견고해졌다는 호평이다.
힘겨운 승리 후 만난 신영철 OK저축은행 감독은 말 그대로 땀에 흠뻑 젖어있었다. 그는 "팬들이 이렇게 많이 오시는데, 어떻게든 이기는 배구를 해야한다. 걱정이 많다"며 한숨을 쉬는 한편 "역시 전광인이 살림꾼이다. 경기 운영부터 수비 지휘까지, 자기 역할을 정말 잘 알고 있다. 트레이드를 허락해준 구단에 감사를 전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양팀 선수들은 4302명에 달하는 배구 팬들이 뿜어낸 열기를 고스란히 코트 위에서 받아냈다. 하지만 전광인은 베테랑답게 냉정하고 차분하게 팀을 이끌었다. 그는 "4세트를 충분히 잡을 수 있었는데 아쉽다. 이겨서 다행이지만, 이런 승점 1점1점을 놓치지 않아야 시즌 막판까지 좋은 순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사진제공=KOVO
전광인은 한국전력에서 커리어를 시작, 현대캐피탈에서 전성기를 보냈다. 현대캐피탈 시절만 따져도 리그 최고의 압도적인 인기팀 시절, 그리고 최하위까지 추락한 시기를 모두 겪어본 선수다.
전광인은 "오늘처럼 매진된 주말경기는 물론이지만, 부산은 평일에도 팬들이 정말 많이 오신다. '오늘 평일인데?' 싶더라"고 돌아봤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오늘은 좀 적다 싶은 날도 2000명이 넘는다. 안산 시절에는 매진 기준이 2300명이었다"고 귀띔했다.
"이런 응원을 받으면서 뛴다는 건 선수로서, 또 구단 입장에서도 큰 복이다. 하지만 이 열기를 어떻게 해야 유지할 수 있는지, 난 잘 알고 있다. 성적에 달렸다. 정말 많은 팬들 앞에서도 해봤고, 그 분들 대부분이 사라졌던 기억도 있다. 결국 우리한테 달린 셈이다."
전광인은 "트레이드의 플러스마이너스는 감독님이 고민하실 일이고, 내 입장은 날 필요로 해서 불러주신 이유를 이해하고, 코트에서 보여주는 것이다. 신호진도 현대캐피탈에서 잘하고 있지 않나. 이 정도면 윈윈 트레이드인 것 같다"며 웃었다.
사진제공=KOVO
아직 이민규와 호흡을 맞춘 기간이 길지 않아 평소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있다고. 전광인은 "디미트로프와 차지환이 정말 잘하고 있기 때문에, 내 역할은 득점이 아니다. 수비와 리시브에 비중을 많이 두는데, 그러다보니 상대 견제를 받지 않아서 오히려 득점도 좀 나오는 거 같다. 그럴때 내가 하나씩 해주면 다른 선수들이 편해지니까"라고 설명했다. 서브 볼끝이 살짝 밀리는 것 같아 신경쓰였는데, 그냥 마음편히 시원하게 때리니 결과도 좋았다고.
"목표는 물론 플레이오프다. 우리도 펀치력만큼은 뒤지지 않는다고 본다. 단기전만 가면 모른다. 그러기 위해서는 승점을 잘 챙겨야한다. 오늘처럼 부산 팬들이 보여주시는 뜨거운 응원에, 봄배구로 보답하겠다. 우리 감독님이 또 '봄배구 전도사'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