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인천공항은 하루종일 북적였다. 7개 구단(NC 롯데 제외)이 차례로 전지훈련지로 출국했다. 출국 직전 연봉협상 발표도 줄을 이었다. 대부분 구단들은 "연봉 협상을 마쳐야 전지훈련에 갈 수 있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KIA와 두산, 삼성이 연봉협상 마감을 발표했다.
전지훈련 출발이 임박해서야 계약을 마무리한 선수도 있었다. KIA 최희섭은 이날 새벽, 구단 관계자와 전화를 통해 계약을 마무리했다. 1억7000만원에서 11.8%(2000만원) 삭감된 1억5000만원에 합의했다. 지난해 팀 이탈 파동 끝에 4억원에서 1억7000만원으로 대폭 삭감된 데 이어 2년 연속 삭감이다.
최희섭은 지난 시즌 80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율 2할5푼2리(246타수 62안타) 7홈런 42타점을 기록하며 4번타자로서 제 역할을 못했다. 전지훈련 불참으로 인한 훈련 부족은 부상과 부진으로 이어졌다.
구단 입장에선 당연히 '삭감 대상자'였다. KIA는 구단 자체 연봉고과 시스템을 통해 소폭 삭감을 제시했지만, 최희섭은 "차라리 대폭 삭감해라"라며 구단에 맞섰다.
세밀해지는 구단의 고과 시스템, 협상에서 통보로
도대체 왜 이맘때면 구단과 선수간의 줄다리기가 펼쳐지는 걸까. 물론 선수는 조금이라도 더 받길 원하고, 구단은 조금이라도 덜 주길 원하는 게 맞다.
과거엔 '정'으로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구단은 "이번에 잘 하면, 내년엔 더 챙겨줄게"라는 식으로 선수의 마음을 돌렸다. 제시액을 두고 서로 타협안을 찾아가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구단의 연봉협상 유형은 변화하고 있다. 구단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체계적인 연봉고과 시스템이 정착됐다.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수치화시켜 고과점수를 계산한다.
이때문에 선발투수에 비해 불펜투수가 불이익을 보거나, 호수비나 팀배팅 등이 고과에 반영되지 않는 일도 줄어들었다. 일반적인 기록 외에도 여러 변수들을 집어넣는다. KIA의 경우, 투수와 야수 모두 500여개의 항목을 통해 고과점수를 계산한다. 구단이 평가해야 될 항목이 1000개가 넘는다.
구단은 이런 방대한 자료를 통해 선수를 압박한다. 연봉협상의 '주체'가 선수가 아닌 구단이 된 것이다.
연봉고과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구단은 보다 효율적으로 팀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미리 정해놓은 예산 안에서 고과점수대로 분배만 하면 그만이다. 옛날처럼 선수와의 정에 매달려 누구는 더 주고, 누구는 덜 주는 일도 없어졌다. 연공서열은 점점 파괴돼 가는 추세다.
효율성이 높아진 대신, '인정(人情)'은 사라졌다. 선수들의 입장이다.
롯데를 예로 들어 보자. 롯데는 아예 협상을 시작하면서 바로 구단이 줄 수 있는 최고액을 제시한다. 고과대로 책정한 액수라며 물러서지 않는다. 선수들은 협상이 아닌 '통보'라며 불만을 표한다.
이번에도 팀내 '고과 1위' 손아섭이 그동안의 저평가를 이유로 구단 제시액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롯데의 스프링캠프는 23일에 시작된다. 출발 전까지 사인하지 않는다면, 전지훈련에 갈 수 없다. 현재 금액 차이는 2000만~3000만원 수준이지만, 양측 모두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연봉조정신청은 그림의 떡? 에이전트 제도도 없는데…
선수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연봉조정을 신청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프로야구 역사상 선수가 연봉조정을 신청한 사례는 총 96회. 이중 중도에 타협한 경우를 제외하고 총 20차례 조정위원회가 열렸다. 하지만 2002년 LG 유지현(현 LG 코치)을 제외하곤, 단 한 번도 선수가 승리한 적이 없었다.
야구규약상 연봉조정신청 마감일은 1월 10일이다. 하지만 대부분 구단들은 1월 중순에 스프링캠프를 떠난다. 조정위원회가 열리는 시기와 겹친다. 결국 선수 스스로 지쳐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연봉조정을 신청할 경우 '미운 털이 박힌다'는 인식도 팽배하다.
메이저리그는 풀타임으로 3년을 뛴 경우, 4년차 시즌부터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리는 6년차 시즌 전까지 3년간 연봉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추신수는 올해까지 3년 연속 연봉조정을 신청했다.
앞선 두 차례 모두 조정위원회까지 가지 않고 구단과 합의했다. 추신수는 처음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은 2011년, 전년보다 9배 오른 397만5000달러(약 42억원)에 계약했다. 2011년엔 부진했음에도 연봉조정을 신청해 490만달러(약 52억원)로 100만달러 가까이 상승했다.
이처럼 메이저리그는 연봉조정신청이 활성화돼 있다. 자격을 가졌다면 신청하는 게 남는 장사다. 지난해에도 총 142명이 조정을 신청했고, 135명은 조정위원회 전 타협안을 찾았다. 조정위원회까지 간 7명 중 2명이 승리했다.
이처럼 연봉조정신청과 타협이 활성화된 건 역시 '에이전트'의 힘이 크다. 수십명의 직원을 가진 보라스 코퍼레이션 같은 대형 에이전시는 구단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데이터를 앞세워 연봉 인상을 주장한다. 실제로 조정위원회까지 가도 할 말이 있는 것이다.
반면 국내 프로야구에선 모든 걸 선수 본인이 해야 한다. 자료가 불충분할 뿐 아니라, 훈련에 매진해야 하는 선수 본인에게도 무조건 '마이너스'일 수밖에 없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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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섭은 지난 시즌 80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율 2할5푼2리(246타수 62안타) 7홈런 42타점을 기록하며 4번타자로서 제 역할을 못했다. 전지훈련 불참으로 인한 훈련 부족은 부상과 부진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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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밀해지는 구단의 고과 시스템, 협상에서 통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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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엔 '정'으로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구단은 "이번에 잘 하면, 내년엔 더 챙겨줄게"라는 식으로 선수의 마음을 돌렸다. 제시액을 두고 서로 타협안을 찾아가는 경우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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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문에 선발투수에 비해 불펜투수가 불이익을 보거나, 호수비나 팀배팅 등이 고과에 반영되지 않는 일도 줄어들었다. 일반적인 기록 외에도 여러 변수들을 집어넣는다. KIA의 경우, 투수와 야수 모두 500여개의 항목을 통해 고과점수를 계산한다. 구단이 평가해야 될 항목이 1000개가 넘는다.
연봉고과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구단은 보다 효율적으로 팀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미리 정해놓은 예산 안에서 고과점수대로 분배만 하면 그만이다. 옛날처럼 선수와의 정에 매달려 누구는 더 주고, 누구는 덜 주는 일도 없어졌다. 연공서열은 점점 파괴돼 가는 추세다.
효율성이 높아진 대신, '인정(人情)'은 사라졌다. 선수들의 입장이다.
롯데를 예로 들어 보자. 롯데는 아예 협상을 시작하면서 바로 구단이 줄 수 있는 최고액을 제시한다. 고과대로 책정한 액수라며 물러서지 않는다. 선수들은 협상이 아닌 '통보'라며 불만을 표한다.
이번에도 팀내 '고과 1위' 손아섭이 그동안의 저평가를 이유로 구단 제시액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롯데의 스프링캠프는 23일에 시작된다. 출발 전까지 사인하지 않는다면, 전지훈련에 갈 수 없다. 현재 금액 차이는 2000만~3000만원 수준이지만, 양측 모두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연봉조정신청은 그림의 떡? 에이전트 제도도 없는데…
선수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연봉조정을 신청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 프로야구 역사상 선수가 연봉조정을 신청한 사례는 총 96회. 이중 중도에 타협한 경우를 제외하고 총 20차례 조정위원회가 열렸다. 하지만 2002년 LG 유지현(현 LG 코치)을 제외하곤, 단 한 번도 선수가 승리한 적이 없었다.
야구규약상 연봉조정신청 마감일은 1월 10일이다. 하지만 대부분 구단들은 1월 중순에 스프링캠프를 떠난다. 조정위원회가 열리는 시기와 겹친다. 결국 선수 스스로 지쳐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연봉조정을 신청할 경우 '미운 털이 박힌다'는 인식도 팽배하다.
메이저리그는 풀타임으로 3년을 뛴 경우, 4년차 시즌부터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리는 6년차 시즌 전까지 3년간 연봉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추신수는 올해까지 3년 연속 연봉조정을 신청했다.
앞선 두 차례 모두 조정위원회까지 가지 않고 구단과 합의했다. 추신수는 처음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은 2011년, 전년보다 9배 오른 397만5000달러(약 42억원)에 계약했다. 2011년엔 부진했음에도 연봉조정을 신청해 490만달러(약 52억원)로 100만달러 가까이 상승했다.
이처럼 메이저리그는 연봉조정신청이 활성화돼 있다. 자격을 가졌다면 신청하는 게 남는 장사다. 지난해에도 총 142명이 조정을 신청했고, 135명은 조정위원회 전 타협안을 찾았다. 조정위원회까지 간 7명 중 2명이 승리했다.
이처럼 연봉조정신청과 타협이 활성화된 건 역시 '에이전트'의 힘이 크다. 수십명의 직원을 가진 보라스 코퍼레이션 같은 대형 에이전시는 구단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데이터를 앞세워 연봉 인상을 주장한다. 실제로 조정위원회까지 가도 할 말이 있는 것이다.
반면 국내 프로야구에선 모든 걸 선수 본인이 해야 한다. 자료가 불충분할 뿐 아니라, 훈련에 매진해야 하는 선수 본인에게도 무조건 '마이너스'일 수밖에 없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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