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준비 단계에요."
웃음을 머금을 뿐, 흥분하지 않았다. 터키 안탈리아에서 새 시즌 준비에 여념이 없는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의 모습이다.
포항은 안탈리아에서 '전국구 스타'가 됐다. 유럽 뿐만 아니라 아시아 팀들까지 북적대는 안탈리아에서의 연습경기에서 연전연승으로 잘 나가고 있다. 첫 상대였던 크로아티아 1부리그 1위 디나모 자그레브를 격파한데 이어, 세르비아의 명문 NK파르티잔까지 꺾었다. 벽안의 선수들에게 호기심 이상의 관심을 보이지 않던 다른 팀들이 이제는 줄을 서서 포항과 한판 붙자고 나서고 있다. 포항 코칭스태프들이 제의를 해 온 상대팀 수준을 보고 연습경기 일정을 잡을 정도다.
젊은 선수들로 꾸린 팀이 유럽팀들을 연파할 것이라고 기대한 이는 많지 않았다. 지난 시즌 제주도에서 대학팀들과 연습경기에 주력했던 황 감독은 어린 선수들의 경험을 끌어 올리기 위해 성인팀과의 실전 모의고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안탈리아를 새 시즌 담금질 장소로 택했다. 이런 마당에 명문팀을 연파했으니 황 감독 입장에선 뿌듯할 만하다. 하지만 황 감독은 "아직까지는 모른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윤희준 포항 코치 역시 "그동안 상대했던 팀들의 수준이 이름값에 비해 높지는 않았다"며 결과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생각을 드러냈다.
황 감독의 관심사는 다른 곳에 있다. 어느 정도 틀을 잡은 밑그림을 완성시키고 덧칠을 하는 작업이다. 제2~3의 전력을 찾고 있다. K-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FA컵 등 50경기 가까이 치르게 될 올 시즌을 이겨내기 위해서다. 황 감독은 남은 2주 간의 안탈리아 전지훈련에서 숙제를 풀어갈 생각이다. 그는 "그동안은 선수단을 어느 정도 분리해서 운영했다. 하지만 앞으로 연습경기에서는 주전과 비주전을 가리지 않고 모든 선수를 섞어서 투입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린 선수들이 나름대로 잘 해주고 있다. 남은 일정에서 어느 정도의 실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각자 성패가 갈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탈리아(터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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