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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산맥 언저리에 위치한 약소국 부탄은 올림픽같은 국제대회에서 아프가니스탄, 네팔 등과 함께 대표적인 변방국으로 가끔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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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고 감독을 지내던 2010년말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대한체육회가 국제교류사업의 일환으로 부탄으로 파견할 농구 지도자를 찾는데 여기에 추천된 것이다. 당시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이 부탄을 방문했다가 다쇼 지겔 부탄체육회장(28)의 요청을 받고 마련한 기회였다. 지겔 회장은 부탄 5대 국왕의 동생으로 동호인 클럽팀 구단주이자 선수로 활동할 만큼 농구 마니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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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무작정 부탄으로 향했다. 새로운 도전에 대한 부푼 희망도 잠시. 후회 막심이었다. 부탄 정부에서 제공한다고 했던 집과 승용차, 통역 등의 지원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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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의 열악한 재정상태와 전통적인 '만만디' 국민성에 적응하기까지 3개월이 넘게 걸렸다. 돌아오고 싶은 유혹을 느낀 게 한 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부탄이라는 나라를 점차 알게 되고 순박한 선수들의 마음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농구 애착이 남다른 지겔 회장과 의형제의 정을 쌓게 된 것도 김 감독의 발목을 잡았다.
결국 김 감독은 '대형사고'를 쳤다. 지난해 6월 스리랑카에서 열린 사우스아시아친선대회서 부탄의 구기종목 국외대회 사상 처음으로 승리를 거둔 것이다. 이 대회는 네팔, 스리랑카 등 주변 8개 약소국이 참가하는 그들만의 리그다. 부탄이 이런 대회에서조차 1승을 거둔 것은 1907년 부탄왕국 창건 이후 최초의 쾌거였단다. 때마침 국왕의 결혼식 시기와 겹쳐서 현지 체육계에서는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김 감독은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됐다. 지겔 왕자가 결혼도 주선해줄테니 부탄으로 귀화하라고 유혹하는가 하면 몰디브와 네팔 농구협회로부터도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부탄을 선택했다. 그동안 농구 체계를 갖추기 위해 기초를 다졌으니 이제 서서히 집을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부탄 농구의 미래를 위해 코치 양성에 집중하고 한국의 과거 실업팀같은 실업리그도 만들 계획이다. 사비 2000달러를 들여 작년 창설한 청소년대회도 뿌리를 내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
"부탄은 조급하게만 살았던 나에게 새로운 농구 인생관을 심어준 고마운 나라다. 부탄 체육사에 당당한 한국인의 이름을 남기고 싶다"는 그는 영락없는 '부탄의 히딩크'였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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