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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다저스의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20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카멜백랜치. 여느 때와 다를 게 없어 보이는 훈련 도중, 현지 취재진에게 다소 특별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류현진이 그라운드로 들어서자, 좀처럼 그라운드 안에 들어가지 않던 기자들이 배팅케이지 뒤에 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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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에서 10개 정도 공을 던지며 감각을 찾았다. 불펜에서 20여개의 공을 던지며 몸을 풀었지만, 마운드는 또다른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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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피칭은 타자를 세워두고 실전에 가깝게 공을 던지는 것을 말한다. 흔히 불펜피칭-라이브피칭-실전피칭 단계로 진행되기 마련이다. 지난 15일과 17일 두 차례 불펜피칭을 마친 류현진은 이날 마운드에서 총 40개의 공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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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야로 제대로 나간 타구가 하나 있었지만, 이마저도 힘이 없었다. 안타성 타구는 단 하나도 없었다.
류현진의 라이브피칭을 집중하며 지켜본 건 취재진 뿐만이 아니었다. 돈 매팅리 감독과 릭 허니컷 투수코치, 그리고 구단주 특별고문으로 스프링캠프서 특별 지도에 나선 샌디 쿠팩스가 날카로운 눈으로 류현진을 관찰했다.
류현진은 허니컷 투수코치와 피칭 후 상태는 어땠는지에 대해 잠시 대화를 나눴다. 그대로 덕아웃으로 들어가려는 류현진을 쿠팩스가 붙잡았다. 쿠팩스는 류현진에게 "커브 그립을 어떻게 잡고 있나?"라고 물었다.
류현진이 커브 그립을 보여주자, 쿠팩스는 "좀 더 깊게 잡아라"라고 말해줬다. 현역 시절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커브로 타자들에게 연신 헛스윙을 이끌어냈던 커브의 달인에게 좋은 팁을 받은 것이다.
실밥의 위치가 국내프로야구 공인구보다 더 안쪽에 있고, 보다 미끄러운 메이저리그 공인구의 특성상 국내보다 커브를 구사하기 어려울 수 있다. 중지손가락을 실밥에 걸치는 커브 그립을 연상하면, 이해가 더 쉬울 수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준이라는 체인지업 하나 만으론 부족하다. 류현진 역시 '제 3의 무기'를 개발해야 한다. 최근 들어 많이 테스트하고 있는 공이 바로 커브다.
하지만 현재 류현진이 구사하는 커브는 다소 불안하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뒤 불펜피칭 때마다 커브를 땅바닥에 꽂는 일이 많았다. 커브를 던진 뒤 "악" 소리를 내뱉는 경우도 많았다. 마음대로 구사가 안 되는 데 대한 불만이었다.
라이브피칭 첫번째 턴에서 다소 불안했던 커브는 두번째 턴에선 다소 안정됐다. 류현진 역시 커브를 던진 뒤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몇 차례 원바운드되던 공도 없어졌다. 스트라이크존 앞에서 정확히 포수의 가랑이 쪽으로 떨어졌다. 헛스윙을 이끌어내기 제일 좋은 코스다.
쿠팩스는 좋았다 안 좋았다 다소 불안한 류현진의 커브에 집중했다. 이날 훈련을 마친 뒤 만난 류현진 역시 쿠팩스의 조언을 수용할 생각임을 밝혔다.
류현진은 "오랜만에 마운드에서 공을 던졌지만, 그냥 괜찮았던 것 같다. 처음 치고 공 개수도 그렇고, 나쁘지 않았다"며 웃었다. 원바운드된 변화구에 대해선 "체인지업이 하나, 커브가 몇 개 있었다. 그래도 높게 가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쿠팩스와 커브 그립에 대해 얘기를 나눴고, 나중에 불펜피칭할 때 같이 해보자고 하더라"며 "내가 잡던 그립과 큰 차이는 없다. 처음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해보고 안 되면 내 방식대로 하겠다. 배운 게 좋으면 그대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음 피칭 땐 쿠팩스가 가르쳐준대로 커브 그립을 깊게 잡아볼 생각이다. 류현진은 "지금 상태에선 100% 힘으로 던진 것 같다"며 "타자들이 이제 막 배팅을 시작한 상태라 공을 보는데 주력한다고 하더라. 타자들과 상대한 결과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시범경기 하면서 점점 더 알아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커브의 달인은 역시 류현진의 문제점을 콕 짚어냈다. 류현진과 쿠팩스의 만남, 그리고 커브. 구대성에게 배운 서클체인지업 그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첫 라이브피칭부터 큰 수확이 있었다.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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