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디펜딩챔피언의 자동진출 제도가 부활할까.
아시아축구연맹(AFC)은 1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AFC본부에서 프로특별위원회를 열고 ACL 전년도 우승팀의 자동진출권 부활에 대해 논의했다.
AFC는 ACL 디펜딩챔피언의 자동출전 규정을 2009년부터 폐지했다. 그러자 최근 3년 연속 '디펜딩챔피언'의 굴욕이 이어졌다. 2010년 성남 일화를 시작으로 2011년 알사드(카타르), 2012년 울산 현대 등이 다음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는 현상이 되풀이됐다. '디펜딩챔피언'이 없는 잔치는 뭔가 어색했다. 대회의 권위도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흥행에도 타격을 받았다.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아시아 지역은 광범위하다. 기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지는 조별 예선에 이어 8강과 준결승까지 치르고 나면 정작 자국 리그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결국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팀들은 K-리그 클래식보다 ACL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어지간히 선수층이 두텁지 않으면 자국 리그와 ACL을 병행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희생을 감수하고 아시아 정상을 차지하는데 공을 들인 우승팀은 충분히 혜택을 누릴 만하다. 대한축구협회 경기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말 AFC에 전년도 우승팀 자동출전 폐지 규정의 개정을 요구했다.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설명에 나섰다. 대안도 제시했다. 우승 팀이 나온 국가의 경우 한 장의 티켓을 미리 배분하는 방법이다. 가령, 클래식에서 우승 팀이 결정되면 기존 4장이던 ACL 티켓수를 3장으로 줄인다는 것이다. 이미 디펜딩챔피언이 한 장을 획득하기 때문에 기존 클래식 1~3위와 FA컵 우승팀에게 돌아가는 ACL 출전권을 1~2위에게만 주는 것으로 제한한다는 얘기다. AFC 프로특별위원회는 일단 추후 다시 논의하자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AFC는 득과 실을 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선 다른 국가들의 반감을 예상해야 했다. 이번 제안이 최근 3년간 한국 팀들이 두 차례나 우승한 뒤 출전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으로 비춰질 수 있다. 그러나 계속해서 한국 팀들이 우승을 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다른 국가에서도 우승 팀이 배출될 수 있다. AFC는 멀리 내다보는 시야가 필요하다.
타대륙 연맹의 규정도 검토해야 한다. 유럽축구연맹(UEFA)의 경우 2005년 규정을 개정했다. 당시 우승팀 리버풀이 다음 대회 출전권을 얻지 못하자 규정을 바꾸어 출전권을 주기로 결정했다. 남미축구연맹(COMEBOL)도 자동출전권을 부여한다. 반면, 북중미축구연맹(CONCACAF)과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은 허용하지 않는다.
'디펜딩챔피언 자동출전권'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현대축구를 선도하는 유럽과 남미가 전년도 우승 팀에 대한 예우를 하고 있다. 아시아축구도 변해야 산다. 최근 16강과 결승전을 기존 단판제에서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변경한 것처럼 말이다. 디펜딩챔피언 자동출전권 부활은 또 다른 흥행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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