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양재완 체육회 신임사무총장"나는 김포촌놈,우공이 산을 옮기듯..."

by
대한체육회 양재완 사무총장경복궁역=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6.24/
Advertisement
24일 오전 양재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58)과 만나기로 한 서울 도심의 한 식당, 인터뷰룸에선 유쾌한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체육회 직원들과 격의없이 농담을 주고받고 있었다. 취재진을 보고는 반색했다. 사진 포즈를 요청하자 "아이구, 내가 김포 촌놈이라서…"라더니 이내 사람좋은 미소로 능숙하게 촬영에 응한다. 27년6개월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잔뼈가 굵었다. 1976년 병무청에서 첫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후 1984년 체육부가 신설되던 해 삶터를 옮겼다. 체육부, 체육청소년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까지 부처 이름은 여러번 바뀌었으되, 양 총장은 굳건히 한우물을 팠다. 기획관리실, 체육진흥국, 국제체육국, 감사실, 예산담당관실을 두루 거쳤다. 사무총장 취임 일성은 '우공이산'이었다. 스스로를 우직한 '우공'이라 칭했다. "체육은 삶과 맞닿아 있다. 문체부의 일은 규제하는 일이 아니라 더 잘하도록 베풀고 봉사하는 일이라 보람이 컸다"고 했다. 뛰어난 친화력을 지닌, 소탈한 달변가였다.

Advertisement
'갑'문체부 과장님에서 '슈퍼 을' 체육회 총장님으로

문체부 체육진흥과장, 정책과장을 거쳐,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 기획국장으로 파견근무를 하던 중 지난 5월 사무총장으로 선임됐다. 체육회의 상부기관 문체부의 '갑' 과장님이 실력으로 무장한 '슈퍼을' 총장님이 됐다. 체육 분야에 대해서만큼은 누구보다 속속들이 아는 전문가, '실무형 총장'이다. 한분야에서 앞만 보고 달리던 그는 "마지막으로 공직에서 봉사하는 자리를 받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30년 공직 생활을 통해 터득한 경험과 행정 노하우, 중앙 및 지방정부, 학계, 국회 등에 형성된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 '폭풍인맥'은 그만의 자산이다. "중앙 정부, 시도 체육회 어느 현장에 가든 익숙한 얼굴들이 있다. 소통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된다"며 웃었다.

Advertisement
사무총장이 된 후 가장 관심이 가는 분야는 '은퇴선수 지원문제'다. 문체부 체육정책과장 시절 직접 기획하고 입안한 프로그램이다.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선수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었다. 사업하다 망해, 부인과 이혼 후 어렵게 살고 있다고 했다. 한때 국민에게 기쁨과 자부심을 줬고,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줬던 이들을 최소한 삼겹살, 밥은 먹게끔 해주는 게 국민의 책무, 국가의 의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평소엔 온화하지만, 한번 하기로 작심한 일에 대해선 저돌적인 추진력을 발휘한다. 은퇴선수 실태를 파악할 데이터가 전무했다. 2012년 공익사업적립금에서 5억 예산을 빼왔다. 실태조사, 교육프로그램, 멘토링, 컨설팅에 적극 투자했다. 실무수장으로서 '결자해지'하게 됐다. "직접 만든 프로그램인 만큼 끝을 보겠다"고 했다. "내 임기중에 궤도에 정착하도록 할 것"이라며 결연한 각오를 밝혔다.

스포츠계 핫이슈 '학교체육'

Advertisement
마침 이날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학교체육 활성화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2014년도 고등학교 입학생부터 학교 유형과 상관없이 체육 필수 이수단위를 10단위 이상으로 하고 6개 학기에 고루 편성하도록 했다. 특목고의 경우 체육시간이 2배로 늘어난다. 2017년까지 전 초등학교에 체육전담교사가 배치되고, 여학생 체육활동도 강화된다. 여학생이 선호하는 스포츠클럽 1000개를 선정해 운영비를 지원한다.

학교체육은 한국 스포츠의 미래를 고민하는 대한체육회의 핵심사업이기도 하다. 학교체육을 대학입시와 연계하는 방법을 심도있게 연구, 모색중이다. "교육열이 높은 한국사회에서 체육이 대학입시와 연계된다면 자연스럽게 활성화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28일 강원도 홍천 비발디파크에서 전국 체육대학장, 입학처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학생체육활동의 대입 반영을 위한 설명회'를 갖는다. 양 총장은 "학교체육, 클럽활동, 선수생활을 입시에 어떻게 반영할지 모색하는 세미나"라고 설명했다. "대학별로 맞춤형 입학기준을 정해 적용할 수 있다. 어떤 대학은 턱걸이, 멀리뛰기, 달리기 기록을 적용할 수도 있고, 어떤 대학은 스포츠클럽 활동을 반영할 수도 있다. 교사와 입학사정관이 학교체육 역량을 선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체육회가 기준을 만들고 도와주는 매개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육이 좋은 학교를 만든다는 믿음에서 출발한 '체육교육 혁신형 창의경영학교'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Advertisement
학교체육은 은퇴선수 지원 프로그램과도 맞닿아 있다. 학교체육 스포츠강사, 스포츠클럽 육성 등에 은퇴선수를 적극 활용할 계획을 비쳤다. "국가대표 출신 선수가 학교 스포츠현장에 가서 원스톱 강의, 재능기부를 하는 프로그램은 선수들에게도 학생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 체육정책과장 시절 이미 재능기부 수익금을 은퇴선수 지원 기금으로 조성하는 것도 검토했다. 제2의 김연아, 제2의 박태환, 제2의 장미란 등 좋은 선수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다"고 했다.

'우공'이 산을 옮기듯

요즘 일과를 물었다. 눈코뜰새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침 7시40분에 출근한다. 결재하고, 뉴스 보고, 이메일 확인하다 보면 어느새 8시30분, 간부들과 티타임을 갖고 김정행 회장을 만나고, 외부행사에 참석하고, 쉴새없이 현장을 점검한다. "오늘도 기자단 오찬 후에 스포츠클럽 평가단 회의, 이에리사 의원실에서 개최하는 국림스포츠박물관 토론회 준비 미팅이 있다"고 했다.

할 일이 산적했지만 "혼자가 아닌 함께 가는 길"이라는 점을 여러번 강조했다. "혼자 모든 걸 다할 수는 없다. 가는 방향이 옳다면 많은 이들이 동참하게 돼 있다. 여러 사람의 손, 여러 사람의 머리, 능력 역량을 총동원하겠다. 체육인이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주면 체육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다. 체육에 몸담고 있는 이들의 마음씀씀이가 체육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4년 후 어떤 평가를 받고 싶으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확고했다. "역대 어느 총장보다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했다. "대한체육회에서 대한민국의 체육발전을 위해 일하는 것은 내생에 마지막 봉사이자, 그동안 많은 사람들로부터 내가 받은 모든 것을 갚을 수 있는 영광된 기회"라고 덧붙였다.

'우공이산'을 다시 한번 언급했다. "우공이산, 체육계 현안들은 단시간에 끝날 일이 아니다. 개혁에는 난관과 저항이 따른다. 우직한 촌놈이 한삽한삽 흙을 떠서, 산을 옮기듯이 긴호흡을 가지고, 아주 묵묵하게 우직하게 가겠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