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고졸 신인 조지훈(19)이 설욕을 단단히 벼르고 나섰다.
상대는 장충고 대선배인 LG 이병규다. 조지훈은 지난 3일 잠실 LG전서 8-4로 앞선 1사 1,3루서 선발 이브랜드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등판하자마자 정의윤을 사구로 내보낸 뒤 만루 상황에서 이병규에게 주자 일소 우중간 2루타를 얻어맞고 말았다. 이어 조지훈은 정성훈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윤근영으로 교체됐다.
4점차의 넉넉한 리드를 하고 있던 한화는 5회 조지훈의 부진으로 3실점하면서 흐름을 잃어 결국 8대9로 역전패를 당했다. 조지훈으로서는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대전에서 열릴 예정이던 SK와의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된 6일. 조지훈은 그날 경기에 대해 "4~5번 정도 그 장면을 봤다. 스포츠 채널이 아니라 다른 지상파 채널을 돌렸는데도 이병규 선배님에게 맞은 안타 장면이 나오더라. 그 뒤로도 여러번 봤다"고 말했다.
이어 조지훈은 "송진우 투수코치님이 이병규 선배 타석에서 슬라이더로 승부하라고 하셨는데 직구를 던지다 맞아서 죄송했다"며 "주변에서 전화도 많이 왔는데 일부러 안 받았다. 하필 그날 부모님도 경기장에 오셨는데 내가 못 던져서 메시지만 남기고 가셨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공교롭게도 조지훈에게 '상처'를 준 이병규는 장충고 선배다. 조지훈이 고교 3학년이던 지난해 이병규가 학교를 찾아와 서로 인사를 나눈 적도 있다. 조지훈은 "작년에 뵙긴 했는데 저를 잘 기억 못하시는 것 같다. 선배님이 급하게 지나가셔서 제대로 인사도 못 드렸다"며 "다음 LG전에서 꼭 다시 한 번 이병규 선배님과 승부하고 싶다. 삼진으로 잡고 싶다"며 대선배와의 재대결을 기대했다.
조지훈은 "솔직히 고교 때는 가운데 던져도 파울이 되고 변화구를 던지면 삼진이었다. 그런데 프로에 와서 보니 가운데로 던지면 펑펑 맞더라. 정말 프로가 높다는 걸 깨달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어 조지훈은 "동기들 중 넥센 조상우, 롯데 송주은과 친하다. 상우가 처음 1군에 올라갔을 때 정말 부러워서 '절대로 내려가지 말라'고 한 적도 있다. 이제는 내가 내려가지 않고 싶다"며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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