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러브 안에서 공이 살짝 놀았다. 속으로 제발 들어가라라고 생각했다."
롯데 자이언츠 중격수 전준우가 투타에서 빛났다. 그는 8일 잠실 LG전에서 4번 타자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4타수 3안타 1사구 2타점을 기록했다. 5회 동점(1-1) 적시타, 7회 달아나는 1타점 2루타를 쳤다.
롯데 타선의 가장 큰 고민 거리는 4번 타자다. 이번 시즌 전반기 주전 포수 강민호가 4번에서 자리를 잡는 듯 보였다. 팀 성적도 강민호가 4번을 쳐줬을 때 가장 좋았다. 하지만 강민호가 주전 포수를 겸하다 보니 체력에 문제가 왔고 타격감도 떨어졌다. 롯데 타선은 주춤했다. 그러면서 타순이 요동쳤다. 강민호가 타순 7번으로 빠지면서 4번 주인이 없다. 최근엔 매경기 4번이 바뀌었다. 2군에서 올라온 좌타자 박종윤에게 맡겨도 보았다. 하지만 박종윤은 부진했다. 그래서 다시 전준우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전준우는 시즌 초반 4번 타순에 들어간 적이 있다.
전준우가 최근 2경기 연속으로 4번에서 해결사 노릇을 했다. 그는 7일 사직 KIA전에서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했다. 특히 1회 중전 안타를 치고 출루해 상대 포수 파울 뜬공 2개 때 홈까지 파고드는 빼어난 주루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4번 타자도 잘 달릴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전준우는 수비에서 팀을 울고 웃겼다.
먼저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실점으로까지 이어져 뼈아팠다. 롯데 중견수 전준우와 우익수 손아섭은 5회 서로 미루다 박용택에게 우중간 2루타를 내줬다. 그 바람에 1루 주자 윤요섭이 홈인해 2-1로 앞서 나갔다. 평범한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될 수 있는 타구였다. 손아섭이 달려왔지만 역부족이었고 전준우는 잡지 않을 것 처럼 하다 뒤늦게 글러브를 갖다댄 것이 맞고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둘 다 국가대표에 뽑힐 정도로 수비가 좋은 선수들이지만 누가 잡을 지를 명확히 정하지 않았다.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했다.
그랬던 전준우는 9회말 2사 2,3루에서 오지환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다. 잡지 못했다면 끝내기 2타점 적시타로 팀이 지는 타구였다. 롯데가 5대4로 역전승했다.
전준우는 이날 승리의 시작과 끝을 모두 책임졌다. 그는 "안타 하나면 끝나는 경기라서 집중했다. 제발 들어가라라고 생각했는데 공이 글러브에서 빠져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아니라도 부담없이 치면 4번 타순에서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롯데는 젊은 선수, 베테랑이 모두 열심히 하고 있다. 4강 싸움에서 잘 치고 올라갈 것이다"고 말했다. 잠실=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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