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우리 팀이 4-3으로 역전했어요."
동화같은 스토리가 축구계에 펼쳐졌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2일(한국시각) 혼수상태에 빠져 있던 축구 감독이 자신이 팀이 역전했다는 말에 두 눈을 번쩍 떴다는 동화 같은 이야기가 현실에서 일어났다고 전했다.
스토리는 이렇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9부리그인 라크홀 애슬레틱FC 웨인 손 감독은 시즌 개막을 2주 정도 남기고 교통사고를 당했다. 올해 33세의 젊은 감독인 손 감독은 축구만으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9부리그의 특성상 낮에는 부엌 설계사로 일해야 했다. 그는 지난달 말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도중 마주 오는 차량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갈비뼈가 모두 부러져 폐 손상이 왔고 심장 동맥도 다치는 등의 중상을 입고 의식을 잃었다. 그의 소속팀 라크홀FC는 감독이 없는 가운데 10일 브리드포트와 시즌 개막전을 치렀다.
손 감독의 아내 어맨다는 의식을 잃은 남편 옆에서 라크홀FC의 개막전 경기 상황을 전했다. 축구를 사랑하는 남편이 혹시 팀의 소식에 기운을 얻고 정신을 차리지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희망 때문이었다. 팀은 1-3으로 끌려갔고 아내의 노력도 물거품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라크홀FC는 뒤늦게 힘을 내기 시작했고 결국 4대3 짜릿한 역전슨에 성공했다.
그리고 이때 기적이 일어났다. 손 감독이 의식을 찾은 것이다. 어맨다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웨인에게 점수를 불러주고 있었는데 네 번째 골이 들어갔다는 소식에 남편이 눈을 떴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폴 랭킨 라크홀 구단주는 "어려운 가운데 승리를 거둬 감독에게 힘을 줄 수 있었다"며 "축구는 그의 인생과 다름 없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기쁨을 나타냈다. 어맨다도 "의식 불명이라도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남편도 내 말을 들을 수 있다는 간절한 믿음이 있었다"며 "그는 축구와 라크홀FC를 너무나도 사랑하기 때문이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물론 손 감독은 여전히 병원 신세를 져야 한다. 의식을 되찾은 손 감독은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팀 팬들뿐 아니라 내 소식을 접한 많은 축구 팬들이 격려의 말을 전해와 힘이 된다"며 "건강한 모습으로 여러분께 다시 인사를 드릴 수 있도록 빨리 완쾌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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