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만에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 레슬링 대표팀이 금의환향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총 4개의 메달(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을 따내고 24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대표팀을 맞기 위해 한국 레슬링 관계자들과 팬들이 총출동했다. 최근 2020년 도쿄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의 기쁨을 맛이한 뒤 나온 겹경사다. 공항에서 열린 환영행사는 축제였다. 선수들에게 꽃다발이 전해졌고, 오랜만에 레슬링을 향한 팬들의 열기도 넘쳐났다. 이날 환영행사의 주인공은 1999년 대회 이후 14년 만에 금맥을 이은 남자 그레코로만형 74㎏급의 김현우(25)와 66㎏급의 류한수(25)였다. 김현우은 밝게 웃으면서도 담담했다. 오늘의 웃음을 위해 김현우는 심장을 내뱉을 정도의 훈련을 소화했기 때문이다. 런던올림픽 66㎏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그는 74㎏급으로 한 체급 올린지 1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를 치렀다. 이 체급에는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와 런던올림픽을 석권한 최강자 로만 블라소프(러시아)가 버티고 있었다. 답은 하늘이 노래질때까지 땀을 흘리는 '지옥 훈련' 뿐이었다. 결국 그는 결승전에서 블라소프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현우는 "체급을 올리고 처음 나선 세계선수권대회라 각오가 남달랐다. 새 도전이라는 마음으로 경기했다"면서 "블라소프의 경기 영상을 자주 보고 작전을 세우고 들어간 것이 주효했다"고 했다. 이미 시선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꽂혀 있었다. 그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다시 정상에 올라 그랜드슬램을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런던올림픽에서 8년 만에 한국에 레슬링 금메달을 선사한 김현우는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했다. 그랜드슬램까지 아시안게임 금메달만 남았다. 이를 위해 다시 뛰어야 한다. 김현우는 "아직도 다른 선수들보다 체격이 밀리는 느낌이 있다. 아시안게임까지 더 힘든 훈련을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태극마크를 처음 달고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낸 류한수는 한국 레슬링의 새로운 스타로 떠 올랐다. 류한수는 금메달을 따낸 뒤 '강남 스타일' 춤 세리머니를 선보여 대회 현장에서 화제를 모았다. 세리머니만큼 소감도 당찼다. 그는 "원래 태극기를 들고 한 바퀴 돌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강남 스타일' 노래가 흘러나와 출 수 밖에 없었다"며 웃음을 보였다. 금메달 비결은 자신감이었다. "상대 호흡만 듣고도 승리를 직감했다. 상대가 체격이나 힘은 좋지만 우리보다 체력이 부족한 것을 느낄 수 있어서 2회전이 되면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김현우와 류한수의 금메달 뒤에는 안한봉 그레코로만형 대표팀 감독의 '지옥 훈련'이 있었다. 안 감독은 "원래 훈련을 4단계까지 준비했는데 지난 10개월동안 2단계까지만 했다. 앞으로 3~4단계까지 훈련을 심화해 인천아시안게임과 2016년 올림픽에서 더 많은 메달을 획득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베이징올림픽 노메달과 광저우아시안게임 노골드의 아픔을 딛고 14년 만에 금메달을 따내서 기쁘다. 레슬링이 퇴출종목이 되고 한국 레슬링이 위기를 맞으면서 우리가 똘똘 뭉쳐 레슬링을 살려내자고 결의한 것이 큰 힘이 됐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인천공항=전영지 기자 하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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