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를 했지만, 여론의 의심은 끝이 없다. 진정성을 의심한다. 사건 발생 후 3개월여가 지난 사과의 시점때문에 그렇게 비춰질 수도 있다. 그러나 여론이 왜 비난하는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만큼 이번 사건의 무게가 무겁다.
사건의 당사자는 세 번이나 머리를 숙였다. 서면으로 한 차례, 자신의 입으로 두 차례, 사죄의 뜻을 전했다. 이제 팬들은 마음을 열고 그의 진심을 받아줄 때다. '삼바축구' 브라질과의 빅매치(12일 오후 8시·서울월드컵경기장)를 앞두고 한국축구는 그가 필요하다. 'SNS 파문' 이후 태극마크를 다시 단 기성용(24·선덜랜드) 말이다.
기성용의 세 번째 반성이 이어졌다. 진정성이 느껴졌다. 기성용은 8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 입소한 뒤 "최(강희) 감독님을 뵙고 사과드리는 것이 맞다. 그러나 내가 내려가 사과를 드리는 것을 감독님께서 부담스러워하시는 것 같다. 감독님의 입장도 있으신 것 같다"며 "사과의 기회가 늦은 것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 내 잘못이다. 내려갈 수 있다면 언제든지 내려가 사과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6월 기성용의 SNS 논란 이후 사과 방법을 두고 잠시 소란이 있었다. 당시 영국에 있던 기성용은 서면을 통해 최 감독에게 사죄의 마음을 전했다. 그런데 오히려 여론을 자극한 꼴이 됐다. 진정성 논란이 일었다. 3개월여가 흘렀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기성용에게 최 감독을 직접 찾아가 사과할 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최 감독이 이를 거절했다. 이 문제는 홍 감독과 최 감독의 전화통화로 의견이 조율되면서 일단락됐다. 기성용은 7일 언론을 통해 공식 사과했다. 기성용은 최 감독과의 만남을 희망했다. 이 희망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제 속죄의 방법은 진심이 느껴질 수 있는 행동이다. 기성용은 "그 동안 사과가 힘들어서 안한 게 아니다. 팀을 옮기는데 지난 3개월간 어려움이 많았다. 최 감독님께 '무엇을 잘못했는지', '어떤 방향으로 반성해야 하는지'는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SNS 파문'은 기성용을 한 단계 성숙하게 만든 계기였다. 그는 "내 잘못으로 벌어진 시간에 나를 돌아보게 됐다. '무엇을 해야할 지, 하지 말아야 할 지'를 깨달은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기성용의 진정성을 입증하는데 대표팀 동료도 앞장섰다. 이청용(25·볼턴)이 절친의 진심을 강조했다. "성용이는 마음에 없는 말을 잘 하지 않는다. 워낙 솔직한 친구라 가식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 이어 "힘든 시간을 보냈고 그 순간들을 자신도 잘 느끼고 있다. 더 큰 것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성용이가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도 '애제자'의 지원사격에 나섰다. 홍 감독은 "기성용이 말했듯이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 앞으로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야한다. 지금은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팀의 한 선수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보는 눈이 더 많아졌다. 책임감을 가지고 운동장에서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파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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