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오래하다보니 이런 날도 오네요."
LG 선수 모두에게 특별했던 가을잔치. 프로 최고령 선수 류택현(42)에게도 포스트시즌은 각별했다. 1994년 입단해 20년 세월 동안 무려 899경기에 출전한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역사. 하지만 가을잔치와는 별로 인연이 없었다. LG의 마지막 가을잔치였던 2002년. 류택현에게도 마지막 포스트시즌이었다. OB 시절이던 1998년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⅔이닝을 소화한 것을 제외하면 유일했던 가을잔치 기억.
'현역으로 다시 못 밟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던 포스트시즌 마운드. 엔트리에 포함됐고, 지난 19일 잠실 플레이오프 3차전에 마운드에 섰다. 그가 밟은 마운드가 새로운 역사가 됐다. 포스트시즌 최고령 등판(41세 11개월 26일, 종전 기록은 한화 송진우의 2007 플레이오프 2차전 10월 15일 잠실 두산전 41세 7개월 29일) 기록을 새로 썼다.
11년의 기다림. 설렘 속에 맞은 가을잔치가 아쉽게도 너무나도 빠르게 지나가 버렸다. 정수빈에게 던진 공 2개가 전부였다. 만약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섰다면 만 42세를 또 다른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다. 자신의 생일(10월23일)을 사흘 남긴 날 두산에게 한국시리즈 진출권을 내주고 말았다.
짧았지만 2013년은 류택현의 야구인생에 기념할 만한 해다. "사실 제 야구 인생에 (포스트시즌에 출전하는 것은) 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적도 있어요. 하지만 지난 6월부터 팀이 (4강에서) 떨어지지 않을거란 생각이 들었죠." 그래도 "시즌 내내 꾸준히 힘을 보태지 못해 팀에 미안하다"는 최고참이다.
프로야구 경력 20년의 베테랑. 혹시 긴장되지 않았을까. "안 떨렸다면 거짓말이죠. 시범경기 첫 경기나 심지어 오키나와 연습경기 첫 등판 때도 떨리는걸요.(웃음) 다만 마운드에 워낙 많이 서봤으니까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정도를 아는 것 뿐이죠. 느낌 아니까~(웃음)."
그는 큰 경기 긴장을 어떻게 극복할까. 팀을 떠나 류택현이 들려주는 자신만의 노하우는 원포인트 릴리프에겐 참고가 될만 하다. "저는 마운드에 걸어나가면서 초구를 무슨 공을 던질까만 생각해요. 초구가 무척 중요하죠. 스트라이크를 잡으면 타율이 2할대로 뚝 떨어지니까…. 그저 낮게만 던지자고 생각하고 그렇게 하려고 집중해요. 제가 상대하는 타자가 단 1명일지 몰라도 게임 전체로 보면 흐름에 있어 중요한 순간이 많으니까요. 3시간 내내 이기다 1분 져서 결국 패할 수도 있는거고…."
동료 불펜 투수들에게 류택현은 이렇게 말한다. "마운드 올라가서 95%만 던지라고 해요. 5%는 남겨두라고…. 전력투구에서 조금만 힘을 빼라는거죠. 그러면 자신의 공을 던지기가 훨씬 수월해질 거에요." 10년 세월의 기다림 끝에 맞이한 꿈만 같던 가을 잔치.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지만 전설의 최고령 투수에게 영원의 기억으로 남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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