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오승환(31)은 국보 마무리 투수다. 그는 2005년부터 올해까지 9년 동안 삼성에서 277세이브(28승)를 기록했다. 총 5번의 통합 우승을 하는데 그 중심에 오승환이 있었다. 우승 청부사였던 오승환은 해외진출을 선언하며서 당분간 삼성을 떠나기로 했다.
삼성은 오승환 없이 2013년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에 참가했다가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18일 호주 대표 캔버라 캐벌리와의 준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5대9로 졌다. 클로저로 나온 안지만이 연장 10회 대량 실점하면서 무너진 게 패배로 이어졌다. 17일 대만 퉁이 라이온스전에서도 좌완 조현근과 사이드암 심창민이 흔들렸다. 오승환이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했다.
오승환이 없는 삼성의 마무리 A플랜은 안지만이고, B플랜은 심창민이다. 재활 훈련 중인 권오준은 그 다음 카드다. 그런데 안지만 심창민이 아시아시리즈에서 흔들렸다. 한국시리즈를 마치고 피로가 덜 풀린 상태에서 대회에 출전했다. 베스트 컨디션이라고 볼 수는 없다.
삼성이 생각하는 최선의 선택은 안지만이 오승환의 빈자리를 메워주는 것이다. 안지만은 국내 최고의 셋업이다. 삼성에서 11년 동안 108홀드를 기록했다. 또 오승환이 수술로 자리를 비웠던 2010년엔 마무리로 9세이브를 올리기도 했다.
공의 구위만 놓고 보면 안지만이 오승환 보다 떨어진다. 하지만의 안지만의 속구와 슬라이더 역시 국내 타자들에게 통해왔다. 전문가들은 안지만도 한해 20~30세이브 정도를 올릴 기량을 갖추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심창민도 아직 경험은 많지 않지만 제2의 임창용으로 불릴 정도로 공의 구위와 배짱 두툭한 피칭이 인상적이다. 안지만 앞에서 셋업으로 나설 경우 타자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다.
오승환이 없는 삼성을 상대할 타 구단들은 그들을 억눌러왔던 심적 부담을 덜게 된 것에 박수를 치고 있다. 오승환이 버티고 있는 삼성과 안지만 심창민이 뒷문을 단속하는 삼성은 무게감에서 차이가 있다. 그동안은 오승환이 나오면 이기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부터 했다. 하지만 안지만 심창민을 상대로는 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타석에 들어서기 전 마음의 준비가 다르다는 건 큰 차이로 봐야 한다.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 규칙위원장은 오승환의 팀 공헌도를 굳이 승수로 환산하자면 20승이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타 팀들이 삼성을 버겁게 생각했던 가장 큰 이유가 오승환이었다.
삼성의 내년 시즌 목표는 우승 타이틀 방어다. 삼성 구단은 오승환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구상을 이미 시작했다. 아시아시리즈를 통해 오승환 공백을 절감했고, 제대로 대비하지 않았을 때 닥칠 위험을 미리 앞당겨 경험했다.
전문가들은 오승환은 대체 불가능한 선수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삼성 타자들이 해야할 몫이 더 커질 수 있다. 오승환이 빠지면서 생기는 공백을 안지만 심창민으로 다 메울 수 없기 때문에 방망이로 좀더 공격야구를 보여주는게 대안이 될 수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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