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즌을 마친 야구인들의 화합을 도모하는 자리, 야구인골프대회. 하지만 승부의 세계에서 사는 이들은 어쩔 수 없나보다.
한화의 전종화 송진우 이종범 코치는 한 조에서 함께 라운딩을 했다. 세 명 모두 '싱글' 수준의 골프 실력. 다른 조에 비해 스코어카드가 화려했다. '파'가 기본일 정도로 접전 양상이 펼쳐졌다.
이종범 코치는 롱기스트가 측정된 서코스 8번홀에서 특유의 장타력을 과시했다. 가장 멀리 티샷을 날려야 받을 수 있는 상, 이 코치는 있는 힘껏 공을 때려 310야드를 보냈다. 라운딩 초반 300야드가 넘는 기록을 내면서 일찌감치 상을 예약했다.
이 코치는 "원래 장타 스타일인데 최근엔 정확하게 치려고 하고 있다. 그래도 롱기스트가 달린 홀이라 예전처럼 쳤다"며 웃었다. 이 코치의 장타력에 함께 라운딩한 전종화 코치와 송진우 코치는 혀를 내둘렀다.
송진우 코치는 라운딩 막판 가장 먼저 티샷을 치게 되자, "내가 너무 불리한데…"라며 엄살을 떨기도. 먼저 친 사람의 코스를 참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즌 땐 골프장에 발걸음하지 못한 통에 예전 실력이 안 나온다며 푸념을 하고 있던 터였다.
송 코치는 함께 코스 고민을 하다 답이 안 나오자 "그래, 난 현역 시절에도 가운데로 안 던졌는데"라며 과감히 좌측 코스로 티샷을 날렸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자, "내가 오승환이었으면 가운데로 쳤을텐데. 완전 슬라이더네, 슬라이더"라며 너스레를 떨어 코치진에게 웃음을 안겼다.
잘 쳤다 마지막에 웃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NC 김광림 코치는 서코스 파3 5번홀에서 티샷을 홀컵에 30㎝ 정도 붙여 함께 라운딩한 NC 코칭스태프에게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그런데 김 코치는 짧은 버디 퍼트를 실패하며 파에 머물러 놀림거리가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캐디들이 보는 야구인의 골프실력은 어떨까. 캐디들은 이구동성으로 "아무래도 운동을 해서인지 감각이 남다르다"고 말했다. 특히 스윙을 하는 야구 특성상 골프에서 장점을 발휘하기 쉬운 듯, 장타자가 많다는 게 캐디들의 시선이었다. 한 캐디는 "장타자가 많은 대신 끝에 가서 좌우로 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했다.
한편, 3년 연속 통합챔피언에 오른 삼성은 이번에도 구단 버스를 동원해 야구인 골프대회에 나섰다. 챔피언 답게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했다. 류중일 감독을 비롯해 1,2군 코칭스태프 15명에 현역선수인 이승엽 진갑용 배영수까지 총 18명의 선수단이 골프실력을 겨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도권에 거처가 없는 코칭스태프들은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새벽부터 부지런히 버스로 이동했다.
안성=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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