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속 한국 축제였다. 영국 내 한국인들은 속속 모여들었다. 곳곳에서 우리말이 들렸다.
29일 영국 웨일스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디프시티와 선덜랜드의 2013~201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 경기는 '한국인들을 위한 축제의 장'이었다.
분위기는 경기 시작 전부터 달아올랐다. 선수들이 출근하는 경기장 주차장에는 많은 한국인팬들이 모여있었다. 모두들 사인펜과 사인용지를 들고 있었다. '13번 KIM'이 선명한 카디프시티 유니폼을 들고 있는 팬도 있었다. A대표팀 유니폼을 들고 온 이들도 보였다.
경기 시작 2시간전 김보경이 나타났다. 개인 자가용을 타고 출근한 김보경은 팬들에게 하나하나 사인도 하고 함께 사진도 찍어주었다. 기성용은 원정팀 버스를 타고 왔다. 기성용이 모습을 보이자 한국인팬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환호했다. 기성용은 손을 들어 답례한 뒤 신속히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다. 카디프에서 2시간 30분 떨어진 런던에서 온 유학생 정태영씨는 "방학을 맞이해 자랑스러운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의 맞대결을 보고자 멀리 이곳까지 내려왔다"고 하였으며 "감독의 경질로 분위기가 어수선한 카디프와 최근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선더랜드 대결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경기장 내에서도 훈훈한 모습이 있었다. 김보경과 기성용 서로 대화를 나누며 입장했다. 선수단이 서로 인사를 할 때 둘은 서로 끌어 안으며 우정을 과시했다. 경기장 내 최고 인기는 김보경이었다. 김보경이 볼을 잡을 때마다 카디프시티 팬들은 '김보경 응원가'를 불렀다. 장내 아나운서는 "11월 25일 김보경이 맨유를 상대로 뽑아낸 극적 동점골이 팀 내 베스트골 투표 1위를 달리고 있다"고 알렸다. 환호성이 이어졌다. 김보경도 팬들의 응원을 유도했다. 후반 13분 프레이저 캠벨이 카디프시티의 두번째 골을 기록한 직후였다. 김보경은 골이 나온 뒤 골대 뒤 팬들에게 볼을 차주고서는 두 손을 짝 벌리며 팬들의 응원을 유도했다. 후반 33분 군다르손과 교체아웃될 때는 2만7000여 관중들이 모두 기립박수를 치며 김보경을 응원했다.
반면 기성용은 이날 만큼은 공공의 적이었다. 기성용이 볼만 잡으면 카디프시티팬들은 야유를 보냈다. 기성용의 원소속팀이 카디프시티의 웨일스 라이벌인 스완지시티이기에 더욱 심했다. 여기에 27일 에버턴전에서 결승골을 뽑아낸 터라 팬들의 경계심은 극에 달했다. 그래도 경기장 곳곳의 한국팬들은 김보경이나 기성용이 볼을 잡을 때마다 태극기를 들어보이며 즐거워했다.
카디프(영국)=김장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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