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김주성은 타고난 공격수가 아니다.
13시즌 동안 경기당 평균 15.1득점. 시즌을 치르면서 미드 레인지 점프슛 능력을 향상시키긴 했다. 그러나 확실한 공격루트는 많지 않았다. 빠른 순발력을 이용한 속공이나 골밑돌파가 주요한 공격루트였다.
김주성의 가치는 '수비형 센터'에 맞춰져 있었다. 그도 "나는 공격에 능한 선수는 아니다. 수비형 센터"라고 말할 정도다.
그런데 최근 그의 공격력은 심상치 않다. 특히 '3점슛'이 인상적이다. 8일 SK전에서 2개의 3점포를 터뜨렸다.
그리고 10일 원주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1위 모비스와의 경기.
4쿼터 62-52로 앞선 동부는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라틀리프의 돌파를 옆에서 막던 김주성이 밀리면서 문태영과 몸 접촉이 있었다. 허리를 삐끗한 김주성은 그대로 코트에 쓰러졌고, 심판은 경기를 중단했다.
잠시 벤치에서 숨을 고른 그는 다시 코트로 들어왔다. 모비스는 만만치 않았다. 착실한 득점으로 경기종료 3분1초 전까지 64-67로 따라왔다.
이때 김주성은 오른쪽 45도 지점에서 3점슛을 던졌다. 깨끗하게 들어갔다. 이날 김주성은 골밑 수비에 집중하면서 모비스를 압박했다. 외곽에서 플레이 빈도를 최소화했다. 당연히 3점슛 시도는 이전까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3점슛이 화제를 모은 SK전에서도 "3점슛은 의미없다. 내 할 일은 골밑에 있다"고 말한 그였다.
하지만 절체절명의 승부처에서 던진 3점포는 깨끗하게 림에 빨려들어갔다. 예상치 못한 김주성의 3점슛에 잘 버티던 모비스의 정신적 타격은 엄청났다. 김주성은 승부에 쐐기를 박는 골밑 공격까지 성공시키며 승리를 이끌었다.
LG의 거칠 것 없는 연승행진을 중단시킨 동부는 정규리그 1위 모비스마저 잡았다. 김주성은 3점슛 1개를 포함, 18득점을 집중시켰다. 4개의 리바운드, 3개의 스틸, 1개의 블록슛도 있었다. 공수에서 흠잡을 데 없는 플레이였다.
최근 김주성의 공격력 향상은 동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수비에 집중하면서도 팀이 어려운 순간에 영양가 높은 외곽포를 터뜨리기 때문에 더욱 가치는 높다.
4연승을 달린 동부는 31승14패로 1위 모비스에 2게임 차, 2위 SK에 1.5게임 차로 추격했다. 플레이오프 4강 직행(정규리그 2위까지) 싸움에 본격적으로 끼어들었다. 김주성의 분전 때문에 더욱 무서워진 동부다. 원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