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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광 사구에 아찔, 넥센 염경엽 감독의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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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작인 선수인데, 벤치에서 도와줘야 한다."

넥센 히어로즈의 외야수 강지광(25)은 올 시즌 팀에서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지난해에도 마찬가지였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넥센으로 이적한 뒤, 시범경기부터 홈런포를 펑펑 때려내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부족한 경험 탓에 2군에서 시즌을 맞이했지만, 개막 직후 투수 견제에 1루로 귀루하다 왼쪽 엄지손가락이 꺾이는 부상을 입었다. 재활 후 1군에 올라왔으나, 이번엔 데뷔전에서 대타로 나갔다 수비 도중 이택근과 부딪혀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으로 시즌아웃됐다.

시즌 개막과 동시에 부상, 1군 데뷔전에서 또다시 부상. 이쯤 되면, 부상과의 지독한 '악연'이었다.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스프링캠프에서 이를 악문 강지광은 올 시즌 팀내에서 가장 기대를 받는 선수로 꼽히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올해 1군에서 주목할 선수 중 한 명으로 강지광을 꼽았다. 하위타선에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그런 강지광이 시범경기 첫 날부터 또다시 부상 위험에 직면했다.

강지광은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시범경기 홈게임에 7번-우익수로 나서 첫 타석부터 2루타를 날렸다. 하지만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 어윈의 몸쪽 공에 왼 손목을 맞고 말았다.

염 감독은 사구 순간, "아 부러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공이 손등을 직격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괴로워하던 강지광은 괜찮다는 사인을 보내고 1루로 걸어나갔다. 다행히 손등이 아니라 손목 아래부분이었다. 강지광은 정상적으로 주루플레이를 하고, 다음 수비 때 문우람으로 교체됐다.

염 감독은 "손등이었으면 바로 부러졌을 것이다. 본인은 괜찮다고 하는데 이틀 정도 쉬게 해줄 것"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어 "올해는 지광이가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도루도 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자꾸 부상에 시달리게 되면, 선수 본인에게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다. 염 감독은 "지광이는 이제 시작인데, 부상이 자기 게 돼버리면 안 된다. 계속 부상을 달고 다니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지광은 부상 예방 차원에서 특별히 관리해줄 생각이다. 다행히 강지광은 살짝 부어오른 손목에도 "정말 괜찮다"며 웃었다.

염 감독은 "자기 의지로 한 해는 해야 하지 않나. 벤치에서 도와줄 것이다. (이)택근이도 다치지 않고 지난 2년간 풀타임을 뛰었다"며 강지광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목동=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