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강화된 스피드업 규정을 어겨 첫 번째로 벌금을 부과받는 사례가 나왔다.
SK 와이번스 내야수 박계현은 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9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다 나광남 주심에게 제재를 받았다. 공수교대 때 첫 타자가 2분 안에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는 규정을 어겼기 때문이다. 제재금 20만원이 부과된다.
박계현은 장내아나운서의 소개 멘트를 기다리다 2분을 넘기고 말았다. 홈팀은 BGM 시작 후 10초, 원정팀은 장내아나운서 소개 후 10초 이내에 타석에 들어서야 한다는 규정과 헷갈린 것이다. 장내아나운서의 소개 멘트가 없어 기다리던 박계현은 2분이라는 규정을 놓치고 만 것이다.
여러 규정들이 충돌하면서 생긴 문제다. 공수교대 때 2분 안에 타석에 들어서야 하는 규정 역시 투수교체와는 충돌할 수 있다. 이닝 중 투수 교체가 2분 30초 안에 이뤄져야 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공수교대 때 투수 교체에 대한 시간 규정은 없다. 이날 넥센은 9회초 시작과 동시에 마정길에서 손승락으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경기 전 만난 넥센 염경엽 감독은 "아마 앞으로 양팀 타자들이 2분 이내에 타석에 못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경기 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 한 번 봤으니 의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SK 김용희 감독 역시 마찬가지 생각이었다. 그는 "계현이가 착각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그런 부분은 다시 인지를 시켜야 한다. 어제 경기로 인해, 양팀은 학습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 어제도 마지막에 상대 타자도 2분이 거의 다 되서 뛰어들어오더라"고 말했다.
목동=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