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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고사]스티브J&요니P, 시간을 거슬러가본 그들의 패션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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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를 너머 아시아를 대표하는 톱 디자이너 스티브J&요니P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 바로 2015학년도 스포츠조선 패션지수 평가 문제지다. 그들의 지난 과거를 들춰보는 문제들로 구성됐기에, 시험지를 받아든 두 사람의 표정이 순간 뭉클해졌다. 몇몇 문항은 헷갈리기도 한다는 두 사람. 객관식이라 다행이라며 깔깔거리는 이들은 여전히 캠퍼스를 누비던 대학생 같이 천진하다. 이들의 첫 데이트 장소부터 시작해, 패션에 대한 철학, 그리고 이제는 제2의 스티브J&요니P를 꿈꾸는 패션 꿈나무들을 향한 진심어린 조언으로 이어진 패션고사의 내용을 공개한다.

▶스티브J의 점수=100점! "패션 꿈나무들이여! 두려워말고, 도전하세요."



▶요니P의 점수=100점! "패션이란, 상상이 만들어내는 것이죠. 상상의 현실화를 위해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찾으세요."

스티브J도 요니P도 가장 동의할 수 없는 패션에 대한 명제는 '패완얼, 일명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다'는 것이다. "가끔은 동의할 때도 있어요. 얼굴이 예쁜 사람이 옷을 입었을 때, 순간적으로 달라보이는 경우도 있긴 하니까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생각해보면, 패션의 완성은 결코 얼굴이 아니에요. 예쁘다고 해서 옷을 잘 입는 것은 아니잖아요. 오히려 자신 만의 개성있는 얼굴이 더 패셔너블해 보일 때가 있죠."(스티브J) 요니P의 경우, 절친한 이효리를 예를 들며 패셔니스타의 조건은 도전정신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 번은 효리가 '가끔은 모 아니면 도같은 옷도 트라이(try)해봐야한다'고 했어요. 맞아요. 도전하지 않고 안전한 옷만 입는 사람을 패셔니스타라고 할 수 있을까요? 유니크한 것은 도전에서 나오는 것이니까요."(요니P)

스티브J와 요니P 역시 크리에이티브한 도전가다. 흥미로운 콜라보레이션 작업도 그래서 더 열정적으로 참여한다. 3번 문항의 내용 역시 이들이 재미있게 했던 작업. "우리가 이 차를 실제 타고 다녔는데, 워낙 SNS를 통해 알려졌기에 흥미롭게 바라보는 분들이 많았어요. 한 번은 (노)홍철이의 래핑된 차와 마주친 적도 있었는데, 서로 바라보며 깔깔 웃었죠."(요니P) 절친한 동료와의 재미있는 순간을 떠올리는 표정이 유독 반짝인다.

캠퍼스커플에서 시작해 아시아의 상징적인 디자이너가 된 두 사람의 만남은 소설 속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다. 동물원에서 시작된 첫 데이트. TPO(상황에 맞게 옷을 입는 것)를 중시한다며 첫 데이트 부터 파격적인 레오파드 룩으로 중무장한 요니P,그런 요니P의 개성을 누구보다 존중해준 스티브J.시간이 흘러 이미 한국에서 디자이너로 승승장구하던 요니P는 군 제대 이후 뒤늦게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꿈을 키워나가는 스티브J와 함께 영국으로 향한다. 낯선 타지에서 감자를 깎아가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했던 이들. 힘든 일도 많았지만 워낙 밝은 천성의 이들은 몸으로 부딪히며 자신을 키워나갔다. 영국 폴든 테라스에서 첫 스튜디오를 마련했던 날은 추억 저 편의 일이지만 여전히 생생하다. "3년 전쯤 다시 가본 적이 있는데 정말 하나도 변하지 않았더라고요."(스티브J)

지금보다 조금 거칠었을지언정, 이들의 매력은 오래 지나지않아 영국에서도 통했다. 하루는 영국 보그지를 들추며 '어, 이 화보 콘셉트 우리 옷이랑 딱인데. 우리 옷을 입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라고 생각한 순간, 거짓말같이 릴리 도날슨이 그들의 옷을 입고 있는 현실을 봤다. 콧대 높기로 유명한 영국과 프랑스의 톱 백화점에서 명품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한 지금에야 이 모든 것들이 당연한 현실이지만 당시만 해도 꿈 같은 일이었다.

모두가 '힘들거야. 안될 것 같아'라고 부정적으로 말했지만, '왜 안돼?'라며 부정을 긍정으로 써내려간 두 사람. 그러나 여전히 이들에게 패션은 꿈과 상상이다. 이들, 정말이지 멈출 줄 모르는 몽상가다.

배선영기자 sypo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