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73)이 짧은 경기평을 남겼다. 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3대6으로 진 뒤였다.
이날 한화는 선발 유창식이 불과 ⅓이닝 만에 만루홈런 포함 1안타 3볼넷 5실점(3자책)으로 무너지며 힘든 경기를 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베테랑 내야수 정근우의 실책이 나와 아쉬움이 더 컸다. 1회 1사 1루에서 황재균의 타구를 유격수 강경학이 잡아 2루에 던져 병살 플레이를 시도했는데, 정근우가 놓쳤다. 송구도, 포구도 모두 좋지 못했다. 결국 이게 화근이었다.
실점 이후 한화는 1회말과 2회말에 만루 기회를 잡았으나 1점도 내지 못했다. 그리고 3회부터 6회까지 매 이닝 선두타자가 2루타를 치고도 단 1점 밖에 뽑지 못했다.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는 김 감독의 평가는 그래서 나왔다.
이 경기 패배에 대한 김 감독의 실망감은 대단히 커 보였다. 1회 실책을 합작한 강경학과 정근우를 경기 후 그라운드로 불러내 직접 '지옥의 펑고'를 쳤다. 3-유간과 2루쪽에 두 선수를 내보낸 뒤 강한 타구를 연신 날렸다. 수비에 대한 집중력을 강화하기 위한 김 감독의 고육지책이었다. 선수들은 금세 녹초가 돼 그라운드에서 헐떡였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