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자금을 횡령해 원정도박을 벌인 혐의를 받던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결국 구속됐다. 장 회장은 25년 전에도 도박으로 구속된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7일 "보완수사 등을 거쳐 추가로 제출된 자료들을 종합해 볼 때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해 상당한 정도로 소명이 이뤄진 점, 구체적인 증거인멸의 정황이 새롭게 확인된 점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지난달 27일 장 회장에 대한 첫 영장실질심사 후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그러자 검찰 안팎에서는 '유전 불구속, 무전 구속'이라는 불만들이 쏟아졌다. 이후 검찰은 12억원의 횡령과 6억원의 배임수재 혐의를 추가해 지난 1일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결국 구속된 장 회장은 구속적부심, 보석, 구속집행정지 등으로 풀려날 가능성도 있지만 유무죄가 가려질 때까지 구속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은 '오너 부재'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장 회장의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했다.
장 부회장은 동국제강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을 맡아오다 지난 1월 동국제강이 유니온스틸을 흡수합병하면서 동국제강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동국제강은 합병 후 기존 대표이사인 장 회장과 남윤영 사장에 장 부회장이 가세하면서 3인의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돼 왔다.
일각에서는 장 부회장이 그동안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장 회장의 공백을 잘 메워나갈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다만 장 회장이 추진해오던 재무구조 개선 작업과 동국제강이 10년 넘게 총력을 기울인 브라질 고로 제철소 건설 등 핵심 사업은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브라질 제철소 건설의 현재 공정률은 80%로 내년 상반기 준공과 상업생산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장 회장의 구속이 동국제강의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해 유동성 경색을 초래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비하듯 장 회장은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수하동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를 4200억원에 삼성생명에 매각하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한편, 장 회장이 법정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4년 회사 예금을 일가친척들의 대출 담보로 사용하고 회사 돈으로 개인채무를 갚은 혐의(특경가법상 배임·횡령)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당시 유죄가 확정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고 3년 뒤 특별사면을 받았다. 또한 장 회장은 25년 전인 1990년 마카오 카지노에서 상습 도박을 벌인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이번에는 거래 대금 부풀리기와 불법 무자료 거래, 허위 직원 등재 등의 방식으로 회삿돈 210여억원을 빼돌리고, 이 돈 가운데 800만 달러(약 86억원)로 2013년 말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상습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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