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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드라마에서 아줌마 시청자들에게 욕깨나 먹던 시절이 마치 아주 먼 옛날 일 같다. 무능한 가장이거나 아내 몰래 바람 피우는 못난 남편 캐릭터. 슬그머니 잊혀졌다. 언젠가부터 손현주에겐 '한국의 리암 니슨'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최근 몇 년 사이의 변화다. 드라마 '추적자', '황금의 제국', '쓰리데이즈',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숨바꼭질' 등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손현주는 스릴러 장르를 대표하는 배우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14일 개봉하는 영화 '악의 연대기'와 한창 촬영 중인 영화 '더 폰'도 스릴러다. 중년 배우가 이처럼 전혀 다른 이미지로 활동 영역과 장르를 넓힌 사례는 극히 드물다. 그런 의미에서 손현주는 '영화계의 뒤늦은 재발견'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고등학생 팬들이 그를 알아보는 것도 당연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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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주는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서 '악의 연대기'를 선택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영화도 손현주 연기에 빚을 졌다. 손현주는 갑상선암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었지만 카메라 앞에서 몸을 내던졌다. "제가 갑자기 수술을 받게 돼서 크랭크인이 한 달 늦어졌어요. 그런데도 동료들이 다 기다려줬어요. 정말 미안하고 고맙죠. 몸이 온전하진 못했지만 내가 좋아서 선택한 작품이니 잘 마무리 짓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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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고 어두운 골목길에서의 추격신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액션배우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해야 할까. "저는 설렁설렁 뛰면 티가 나요. 얼굴이 평범해서 남들보다 더 열심히 뛰어야 해요. 그러다 한번은 카메라에 부딪히기도 했죠. 앞으로도 대충대충 하는 역할은 안 들어올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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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 하나에 수많은 감정을 담아내는 연기는 어떻게 나오는 걸까. 정교한 설계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명배우 손현주의 연기론이 궁금했다. "저는 원래 촬영하고 나서 모니터를 잘 안 해요. 자칫하면 연기할 때 폼을 잡게 되거든요. 그러니 계산된 연기는 할 수가 없죠. 큰 테두리만 그려놓고 그 안에서 줄타기 하는 심정으로 연기를 합니다. 지금껏 그래 왔어요. 배우가 극 안에 뭔가를 만들어 보여주려 하면 관객에게 금방 들키게 돼요."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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