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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역대급 공습에 안방 내줬다... 숨죽인 韓영화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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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정을 한 듯 보인다. 올해 할리우드의 공습은 말 그대로 '역대급'이다. 거의 매달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가 개봉하고 있고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반면 한국영화들은 기대작도 맥을 못추는 일이 반복되면서 영화인들을 힘빠지게 하고 있다. 이런 식이면 고스란히 안방을 내주게 생겼다.

▶할리우드의 무차별 폭격, 맥 못추는 韓영화

할리우드의 공습은 1월부터 시작됐다. 한국영화는 지난 해 12월 개봉한 '국제시장'이 1000만 관객을 넘기며 좋은 분위기를 탔지만 거기까지였다. 1월 개봉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빅히어로'는 280만 관객을 모으며 선전했다. 한국영화는 같은 날 개봉한 '강남1970'이 210만을 동원하며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2월에는 '킹스맨:시크릿에이전트'(이하 킹스맨)가 열풍을 몰고오며 610만 관객을 모았다. 한국영화는 '조선명탐정:사리진 놉의 딸'이 380만으로 선전했지만 '킹스맨' 광풍에 미치진 못했다. 3월은 한국 영화 '스물'이 예상 외의 선전을 펼치며 300만 관객을 모았지만 화제는 150만 관객을 모은 아트버스터 '위플래시'에 더 집중됐다.

4월부터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시작부터 '분노의 질주:더 세븐'(이하 분노의 질주7)이 선전하며 320만 관객을 모았고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은 모두가 예상하듯 1000만 관객을 넘어섰다. 4월 개봉한 한국영화 '차이나타운'과 '장수상회' 관객수를 합쳐도 '분노의 질주7'의 관객수에 미치지 못했다.

5월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는 380만 관객보다 더 큰 이슈를 몰고 왔고 코믹액션 '스파이'도 예상 외의 선전을 펼치며 230만 관객을 모았다. 하지만 한국영화는 '악의 연대기'가 210만 관객을 모은 것이 최고 성적이다. 6월은 공룡이 점령했다. 지난 달 29일까지 '쥬라기월드'는 450만 관객을 동원하며 500만 돌파가 확실시 되고 있다. 반면 '극비수사'는 220만을 힘겹게 넘었다. '연평해전'이 160만을 넘었지만 상황을 그저 낙관적으로 보기는 힘들다.

▶하반기가 더 강하다? 기대작 줄줄이 개봉

하반기 공습은 더 잔인(?)하다. 포문은 오는 2일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가 연다. 일주일 후인 9일에는 할리우드 박스오피스를 점령한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이 국내에서 개봉한다. 이들의 공세를 '인사이드 아웃'과 같은 날 개봉하는 '손님'과 22일 개봉하는 흥행 감독 최동훈의 '암살'이 어느 정도 막아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특히 '암살'은 전지현 하정우 이정재가 포진해 올해 최고의 흥행작이 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30일에는 '미션임파서블:로그 네이션'이라는 복병이 기다리고 있다.

8월 초는 '베테랑'과 '협녀, 칼의 기억'이 버티고 있지만 '판타스틱4'라는 블록버스터가 이들에 맞선다. 유난히 마블 히어로를 좋아하는 한국 영화팬들이라 '판타스틱4'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9월에는 또 다른 마블 히어로물인 '앤트맨'이 있다. '어벤져스'팀에 합류할 것으로 보이는 '앤트맨'이기에 이 작품의 잠재력도 만만치 않다. '미쓰와이프' '치외법권' 그리고 '뷰티인사이드'도 선전해주기를 바라는 이유다.

9월에는 280만 관객을 동원했던 '메이즈러너'의 속편 '메이즈러너;스코치 트라이얼'이 개봉하고 10월에는 맷 데이먼의 '마션'이 있다. 11월에는 '007 스펙터'와 '헝거게임: 더 파이털'이, 12월에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7: 깨어난 포스'가 버티고 있다.

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지난 해에는 한국 영화 점유율(50.1%)이 외국영화 점유율(49.9%)을 앞섰지만 올해 상반기 한국영화 점유율은 42.4%로 외국영화 점유율 57.6%에 15.2%나 못미쳤다. 하반기에 한국영화가 큰 선전을 해도 격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다. 한 영화 관계자는 "이제 '암살' '협녀, 칼의 기억' '베테랑' '뷰티인사이드' 등 한국 영화 기대작들이 흥행하는 수밖에 없다"며 "더불어 승승장구하던 한국영화가 왜 이런 상황까지 왔나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해야하는 시점이 왔다"고 지적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