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가 '명품 포크볼'을 앞세운 선발 윤희상의 탈삼진쇼를 앞세워 한화 이글스에 완승을 거뒀다. 더불어 이 승리로 SK는 지난 7월24일이후 11일만에 5위를 탈환했다.
SK는 4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홈경기에서 9대2로 이겼다. 선발 윤희상은 6이닝 동안 5안타를 맞고 고의4구 1개를 허용했으나 1점 밖에 내주지 않는 '짠물 피칭'을 했다. 더불어 날카롭게 떨어지는 포크볼을 결정구로 사용하며 삼진을 8개나 잡았다. 이는 올해 윤희상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갯수다.
이날 윤희상은 최고 146㎞까지 나온 직구를 앞세워 한화 타선을 제압했다. 여기에 포크(124㎞~137㎞)를 직구(37개)에 이은 두 번째 무기로 쓰며 헛스윙을 수시로 유도했다. 포크볼은 23개를 던졌다. 간간히 섞은 슬라이더(129㎞~137㎞)와 커브(108㎞~116㎞) 체인지업(122㎞~127㎞)도 위력적이었다.
1회를 단 10개의 공으로 3자 범퇴 처리한 윤희상은 2회초 첫 실점을 했다. 선두타자 김태균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뒤 후속 조인성에게도 좌전안타를 맞았다. 이어 포수 이재원의 어설픈 2루 송구로 김태균에게 3루 도루를 허용한 뒤 황선일의 유격수 땅볼로 1-1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윤희상은 장운호와 이성열을 각각 유격수 뜬공과 삼진으로 처리해 추가 실점을 막았다.
이후 윤희상은 3회초에도 1사 후 강경학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지만, 권용관을 삼진으로 잡고 김경언도 2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마쳤다. 탄력을 받은 윤희상은 6회까지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산발 2안타로 한화 타선을 묶으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결국 이날 팀이 9대2로 이기면서 윤희상은 시즌 5승(7패)째를 달성했다. 평균자책점도 종전 5.31에서 5.06으로 낮아졌다.
이날 삼진쇼를 앞세워 승리를 따낸 윤희상은 "어제 딸의 돌잔치가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오셔서 격려해 주셨다. 그래서 더 잘 던져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운이 좋아 승리를 거둔 것 같다"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팀이 좋은 흐름으로 가면서 그 혜택을 내가 받은 것 같다. 포수 이재원을 비롯한 야수들 덕분이다. 그간 많이 져서 미안했는데, 이제부터 만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SK는 윤희상이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키는 사이 쉽게 점수를 뽑았다. 1회말 제구력과 구위가 이전에 비해 크게 떨어진 한화 신인 선발 김민우를 상대로 2사 1, 2루에서 이재원의 좌중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비록 2회초 한화에 동점을 내줬지만, 곧바로 3회말 결승점을 냈다.
3회말 1사 후 4번 정의윤이 2회부터 마운드에 나온 한화 두 번째 투수 송창식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나갔다. 이어 송창식의 폭투 때 2루까지 나간 정의윤은 2사 후 6번 김강민의 좌중간 적시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이날의 결승득점. SK는 2사 2루 찬스를 이어갔다. 한화 배터리는 7번 브라운을 고의4구로 거른 뒤 8번 박계현과 승부했는데, 박계현이 우전 적시타를 날려 김강민을 홈에 불러들였다. 하지만 브라운이 2루를 돌아 3루까지 뛰다 한화 수비진의 중계 플레이에 당해 아웃되며 추가 득점없이 이닝을 마쳤다.
3-1의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가던 SK는 경기 막판 한화 불펜을 다시 한번 두드려 쐐기점을 뽑았다. 7회말에 볼넷 2개와 희생번트, 4안타를 집중해 4점을 뽑았고, 8회에도 역시 안타 4개로 2점을 추가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한화는 9회초 선두타자 김태균이 솔로홈런으로 역대 12번째 250홈런-1000타점 기록을 동시에 달성하는 업적을 세웠지만, 이후 더 이상의 반격을 하지 못했다. 김태균의 대기록도 빛이 바래고 말았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