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에스밀 로저스(30)와 LG 소사(30)가 강속구 대결을 펼쳤다. 6일 대전에서 맞붙은 둘은 경기전 보자마자 뜨겁게 포옹했다. 둘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85년생 동갑내기다. 이역만리에서 만난 둘은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반가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자존심 싸움이 벌어졌다. 1회초 로저스가 154㎞의 빠른 볼을 뿌려대자 소사도 1회말 150㎞대 강속구로 맞섰다. 둘의 피칭 스타일은 흡사했다. 155㎞에 육박하는 강속구에 140㎞대 초반의 변화구를 연신 뿌려댔다.
최종 승자는 로저스였다. 로저스는 9이닝 3안타 1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한국야구 데뷔전 완투승은 외국인투수 최초다. 지난 2일 입국한 지 나흘만에 선발등판한 로저스는 아직 시차 적응이 되지 않았지만 경기 초반부터 마운드에선 거침이 없었다. 1회부터 152, 153㎞의 강속구를 계속 꽂아댔다. 1회 2사후 LG 3번 박용택에게 우중월 2루타를 허용했지만 4번 정성훈을 2루땅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2회엔 삼자범퇴. 역시 강속구와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던졌다. 4회 1실점 이후에는 더 힘을 얻었다. 5회부터 9회까지 4이닝 연속 삼자범퇴였다. 야수들의 호수비도 힘을 더했다.
국내 최고 강속구 투수 소사는 로저스와의 첫대결에서 패하고 말았다. 5이닝 동안 9안타 3실점으로 무너졌다. 소사는 2회 첫타자 5번 정현석에게 우전안타를 내준 뒤 6번 조인성의 번트타구를 잡고 2루로 던졌지만 늦었다. 야수선택. 무사 1,2루에서 7번 장운호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했다. 8번 주현상은 사구, 1사만루에서 1번 정근우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이후 강경학에게 내야안타로 추가점을 내줬다. 5회에도 3점째를 내주자 LG벤치는 6회부터 윤지웅에게 바통을 넘겼다. 스피드는 비슷했지만 집중력은 달랐다. 한화 야수들의 경기 집중력도 LG선수들을 압도했다. 로저스는 우군이 있었고, 소사는 상대적으로 외로웠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