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롯데 자이언츠의 반격을 기대하는 것일까.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릴 예정이던 25일 잠실구장. 전날 밤부터 내린 비로 인해 경기는 일찌감치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롯데 이종운 감독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에 반가움을 표시했다.
8위 자리에 한참 머무르던 롯데는 SK 와이번스의 부진으로 7위로 한계단 뛰어올랐다. 5위 KIA 타이거즈와의 승차가 3.5경기(24일 기준).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 승차다. 롯데가 최근 활발한 타격으로 상승세를 타자 5위에 대한 희망이 점점 부풀어오르고 있다.
문제는 선발진. 송승준이 부상으로 빠져있고, 5선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25일 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렀다면 당장 26일 선발이 구멍이었다. 하지만 두산전이 비로 취소됨에 따라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정말 롯데에 딱 필요할 때 비가 내렸다.
이날 경기가 취소됨에 따라 선발 등판 예정이던 박세웅의 등판이 하루 밀렸다. 이렇게 되면 27일 부산 넥센 히어로즈전에 조쉬 린드블럼이 나서고 28일 경기에 심수창의 등판이 가능하다. 우타자가 많은 팀에 약한 브룩스 레일리는 넥센을 피해 29일 NC 다이노스전에 투입할 수 있다. 한 주 동안 2, 3, 4위 강팀들과 싸워야 하는 일정 속에 숨쉴 틈이 생겼다. 그리고 이렇게 송승준의 회복 시간을 벌 수 있다. 송승준이 일요일 NC전에 돌아와준다면 베스트 시나리오가 완성된다.
린드블럼을 두산전에 투입하고 박세웅을 넥센전으로 돌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순리대로 풀어나가기로 했다. 박세웅이 두산전 등판 경험이 없기에 생소함을 무기로 밀고나갈 수 있다. 이 감독은 "욕심내지 않고 차근차근 남은 경기들을 운용하겠다. 주위에서 5위 얘기를 많이 하시는데, 순위 싸움에 신경쓰지 않고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