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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내년 전력보강 키워드, FA보다 내부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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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지난 여름 보여줬던 모습은 단순한 선전이 아니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점점 갖춰져 가는 짜임새, 그리고 내일에 대한 기대. 조범현 kt 감독은 2일 '미래 구상'을 밝혔다. 조 감독은 "내년에는 시즌 초반부터 박진감 있는 경기를 펼치고, 내후년 쯤에는 순위다툼도 하고 싶은 희망사항이 있다"고 말했다. 올시즌 초반 "이대로는 답이 없다"며 답답해 했던 kt지만 대대적인 트레이드와 외국인타자 댄블랙의 합류, 장시환-조무근 필승조의 존재감은 팀을 바꿔놓았다. 올시즌 43승77패로 여전히 꼴찌지만 시즌 초반 사상 첫 100패에 대한 걱정은 기우가 돼 온데간데 없다. 고춧가루 부대에서 공포의 저승사자로 돌변한 kt다.

조 감독은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이 마운드를 만드는 것이다. 선발진도 그렇지만 중간과 마무리도 제대로된 윤곽이 나오지 않고 있다. 시즌 막판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팀에 새로운 문화를 정착시킬 것"이라고 했다. 조 감독은 우선 중간에서 계속 잘 던지고 있는 조무근을 마무리로 돌렸다. 조무근은 구원으로만 7승, 평균자책점은 1.77을 기록하고 있다. 마무리 장시환은 당분간 승부처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조커가 된다. 구위가 든든한 장시환이지만 세이브 상황이 그리 많지 않다. 김 감독은 "조무근을 마무리로 쓰는 것은 사실 장시환을 더 폭넓게 쓰고자 함 때문이다. 장시환에게도 더 많은 이닝, 더 많은 변화에 대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올시즌 충분히 잘하고 있지만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다. 조무근 역시 숨막히는 마무리 상황이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조 감독은 "대형 FA를 구단에서 잡아주면 감독입장에서야 좋겠지만 사실 투수 중에서 FA로 성공한 선수가 극히 드물다. 올해가 끝나고 FA시장에 나오는 FA중에서도 쓸만한 투수는 극소수다. 이럴 바에야 신인지명을 한 유망주들을 키우는 것이 낫다. 올가을 캠프와 내년 스프링캠프를 통해 2~3명만 나온다고 해도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이 될 것이다. 물론 외국인투수 영입은 별개의 문제다. 구단에서 알아서 할 것이다. 올해보다는 낫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조 감독은 가을 마무리캠프는 익산 야구대표팀 전용구장에서 치를 생각이다. 가능성 있는 신인 발굴에 주력할 참이다. 올시즌 막판에도 더 많은 선수들을 기용하며 '싹수'를 확인할 계획이다. kt는 훈련이 많기로 유명한 팀이다. 스프링캠프부터 그랬다. A선수는 "10년 가까이 프로생활을 했지만 이곳만한 지옥훈련은 없었다"며 혀를 내두른 바 있다. 많은 훈련은 잠재력을 터뜨리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김상현은 회춘, 박경수는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 조무근 엄상백 등 기량이 느는 것이 눈에 보이는 선수들이 있다. 4월과 5월을 떼어놓고 kt의 올시즌을 얘기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막내 kt의 진정한 도전은 이제부터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