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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부산 구덕운동장 프로축구 시대가 다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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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덕운동장은 부산 축구의 진한 추억이 서린 곳이다. 부산 아이파크의 전신 대우 로얄즈가 K리그 황금기를 보낸 성지나 다름없다. 부산은 구덕운동장 시절 4차례(1984, 1987, 1991, 1997년)에 걸쳐 K리그 정상에 오르며 축구명가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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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구덕운동장으로의 회귀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 구단은 당초 팬 서비스를 위한 이벤트성으로 생각했지만 주변 상황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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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모든 면에서 구덕운동장 시대를 다시 여는 게 나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단과 부산 경제, 축구붐 부활 등의 면에서 '득'이 많다.
첫 번째, 경기장 상태다. 아시아드주경기장은 K리그 외에 각종 대형 행사가 자주 열린다. 아시아드주경기장은 구조적으로 음지가 많아 그라운드 잔디를 관리하기 힘들다. 이런 가운데 각종 행사로 인해 잔디가 망가지기 일쑤다. 여기에 행사를 위해 가변좌석을 철거했다가 설치하는데 매번 1000여만원씩 들여야 하는 부담도 구단 몫이다. 반면 구덕운동장은 햇볕이 잘 들고, 내셔널리그 경기 외에 별다른 행사가 없기 때문에 잔디 상태가 양호하다. 연맹도 최근 현장조사에서 구덕운동장의 그라운드 상태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구덕운동장은 과거 종합운동장 형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2013년 리모델링을 통해 부대시설이 개선됐고, 관전 시야도 아시아드주경기장보다 낫다는 평가다. 경기장 규모 역시 1만2000석으로 아시아드주경기장(5만5000석)에 비해 썰렁해 보이지 않는다.
두 번째, 환영받으며 축구를 할 수 있다. 부산이 37라운드를 구덕운동장에서 치르기로 하자 관할 서구청과 지역 상권이 두 손 들어 환영하고 있다. 서구청은 경기 안내 플래카드는 물론 모든 홍보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37라운드 경기에 체험봉사 학생 500명을 지원하는가 하면 지역 체육단체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아시아드주경기장 주변에서 경기 안내 플래카드를 잘 못 붙였다가 과태료를 물기 십상인 것과 대조적이다. 기초자치단체의 반응이 크게 다른 것이다. 여기에 주변 영세 상인들도 대환영이다. 구덕운동장 주변엔 국제시장, 남포동, 광복동 등 부산의 전통 상권이 있다. 이들 상권은 해운대 등 신흥 상권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프로축구가 다시 온다고 하니 상인들이 먼저 나서 대환영 분위기다. 부산이 최근 국제시장에서 선수단 팬사인회를 했을 때도 수많은 지역 상인과 주민들이 모여 부산 구단이 한동안 목격하지 못했던 뜨거운 환대를 보여줬다. 구덕운동장은 지역경제와 구단이 함께 부활할 수 있는 상생의 장이다.
세 번째, 사직동 쏠림 현상을 탈피할 수 있다. 부산은 대표적인 야구도시다. 관련 대명사 '사직노래방'처럼 사직동하면 야구로 통한다. 사직구장 옆의 아시아드주경기장은 프로야구가 함께 열릴 때면 상대적으로 서러워진다. 이 때문에 아시아드주경기장에 관중을 유치하는 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사직동이 야구동네라면, 구덕운동장이 있는 서대신동을 축구동네로 양분할 필요가 있다. 올 시즌 아시아드주경기장의 평균 관중은 3100여명. 2011년 구덕운동장에서 달랑 한 경기 치렀을 때 8600여명이 운집했다. KTX 부산역을 비롯해 지하철 서대신, 동대신역도 가까워 접근성에서도 뒤처지지 않는다. 어차피 비슷한 경기장 사용료를 받는 부산시 입장에서 구덕운동장 활용도를 높이는 게 마다할 일도 아니다.
이처럼 장점이 많은 구덕운동장이다. 부산 구단이 내년부터 구덕운동장에서의 경기를 대폭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당장 구덕운동장으로 모조리 옮기기 힘들다면 상-하반기 일정기간 구덕운동장 경기를 하는 것도 대안이다. 앞으로 부산 구단의 슬로건은 '응답하라! 1997'이다. '트리플 크라운(아디다스컵, 프로스펙스컵, 한국프로축구 우승)'의 금자탑을 달성했던 1997년, 그 현장이 구덕운동장이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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