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27·울산)의 출발은 초라했다.
중앙대 시절이던 2009년 프로 무대에 데뷔했을 땐 단지 '키 큰' 수비수였을 뿐이었다. 김호곤 전 울산 감독을 만나 킬러 본능에 눈을 떴다. 2012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철퇴축구'의 중심에 서면서 울산의 우승을 이끌며 비로소 세상의 빛을 봤다. 2013년 울산의 K리그 클래식 준우승을 이끈 뒤, 홍명보호에 합류해 꿈에 그리던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비록 벨기에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최종전 단 한 차례 기회를 부여 받았지만, 타점 높은 헤딩과 발재간은 세계의 이목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카드(24세 초과 선수 3명 합류 가능)로 출전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이광종호 금메달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며 화룡점정 했다.
상승일로 일 것 같던 김신욱의 발걸음은 그 뒤로 멈춰섰다. 부상에 발목 잡히며 2015년 호주아시안컵 준우승 진군을 먼 발치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긴 재활을 마친 뒤 그라운드로 복귀했지만, 예전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팀 부진까지 맞물렸다. 해외진출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무성한 소문만 나돌 뿐, 정작 손을 내미는 곳이 없었다. 자의반 타의반 울산에 백의종군할 수밖에 없었다. 구겨진 자존심에 이를 물었다.
K리그가 5년 만의 토종 득점왕 시대를 맞았다. 28일 부산전에서 18호골을 신고한 김신욱은 29일 포항전에 나선 경쟁자 아드리아노(FC서울·15골)가 득점을 추가하지 못하면서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2010년 인천에서 뛴 유병수(현 로스토프) 이후 명맥이 끊긴 토종 킬러 반열에 오른 것이다.
성실함과 뛰어난 집중력이 만들어 낸 역사다. 김신욱은 올 시즌 울산이 치른 클래식 38경기에 '개근' 했다. 부상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전반기 19경기서 6골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후반기 19경기에선 12골-4도움의 특급 활약을 펼쳤다. 울산이 시즌 막판 11경기 연속 무패(8승3무)로 시즌을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도 김신욱의 부활과 무관치 않았다. 경쟁자 아드리아노의 '몰아치기'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였지만, 최후에 웃은 것은 김신욱이었다. 스플릿 그룹B인 울산에서 뛴 김신욱의 기록이 그룹A인 FC서울 소속 아드리아노에 비해 순도 면에서 떨어진다는 평도 있었다. 하지만 부상, 징계 등 숱한 변수를 이겨내고 전 경기에 나서 세운 기록이라는 점에서 김신욱의 기록을 평가절하 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K리그를 평정한 김신욱에겐 부상과 부진으로 멀어진 슈틸리케호 복귀가 첫 과제다. 김신욱이 자리를 비운 사이 슈틸리케호 원톱 자리는 이정협(24·부산)의 무대가 됐다. 이정협마저 이탈한 뒤 무주공산이 된 원톱 경쟁은 현재진행형이다. 김신욱을 꾸준히 지켜봐 온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 입장에선 K리그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한 김신욱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외 진출의 꿈도 영글고 있다. 시즌 막판이 되면서 중동, 중국 리그 팀들을 중심으로 김신욱을 향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김신욱은 지난 여름 유럽 진출 외에는 큰 의미가 없다는 판단 하에 울산에서의 백의종군을 택하 바 있다. 리그 득점왕 타이틀을 거머쥐면서 한껏 높아진 위상은 그의 꿈이었던 유럽행에 가까워지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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