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뛴다. 죽기도 많이 죽는다. 그런데 결과를 떠나 뭔가 느낌이 나쁘지 않다. 잘될 수도 있어 보인다.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은 2016 시즌을 앞두고 대변혁을 선언했다. 뛰는 야구. 드넓은 잠실 벌판에서 장타를 앞세운 야구는 효율적이지 않다고 판단, 빠른 기동력 야구 중심으로 팀을 개편하겠다고 했다.
사실 그동안 빠른 야구를 천명한 감독, 팀은 꾸준히 있었다. 하지만 실제 기동력 야구를 적극적으로 펼친 팀은 많지 않았다. 긴장되는 경기, 섣불리 뛰다 아웃되면 경기 흐름이 뚝 끊긴다. 또 도루라는 게 발만 빠르다고 성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상대 타이밍을 빼았는 능력, 송구를 피하는 슬라이딩 능력 등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을 다 갖춘 선수들을 찾고, 키워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양 감독의 뛰는 야구는 확실히 달라 보인다. 정말 눈에 띄게 많이 변했다. 시범경기 들어 계속 뛴다. 심지어 외국인 선수도, 베테랑도 뛴다. 12일 울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루이스 히메네스가 도루를 성공시켰다. 정성훈도 상대 배터리 눈치를 보다 냅다 2루로 뛰었다. 아웃은 됐지만, 정성훈이 도루를 시도했다는 자체가 참신했다.
이들이 뛰는데, 발빠른 젊은 선수들이 가만히 있을리 없다. LG는 시범경기 개막 후 4경기에서 무려 17번의 도루 시도를 했다. 9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5번 시도, 4번 성공을 했다. 10일 NC 다이노스전은 4번 시도, 3번 성공이었다. 11일 NC전은 2번의 도루를 감행했지만 모두 죽었다. 12일 롯데전도 6번을 시도해 성공률은 50%였다. 현재까지 17번 시도해 10번 성공, 성공률 58.8%다.
무모할 정도로 뛰는 LG. 이를 어떻게 봐야할까. 일단 긍정의 기운이 넘친다. 팀이 4경기 모두 승리를 거뒀다. 시범경기이기 때문에, 승패에 크게 연연할 이유는 없지만 그래도 경기인만큼 이기면 좋다. 도루 성공, 실패 여부를 떠나 하도 뛰니 상대 배터리와 수비들이 정신이 없다. 주자들의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은 득점 찬스를 쉽게 만들어준다는 단순 이득을 떠나, 배터리가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실제, 롯데 선발 송승준은 시범경기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1루에 견제구를 꽂아넣으며 투구에 집중하지 못했다.
LG는 주전 2루 경쟁을 펼치고 있는 정주현이 가장 많은 4번의 도루를 시도했다. 김용의도 3번 뛰었다. 이밖에 오지환, 임 훈, 문선재, 손주인, 이천웅, 안익훈, 이형종, 장준원, 강승호, 황목치승 등 언제든 뛸 수 있는 자원들이 즐비하다. 아마도 정규시즌에 돌입하면 포수 정상호, 좌익수 이병규(7번), 1루수 정성훈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상대가 도루 걱정을 해야하는 라인업이 출격할 가능성이 크다.
시범경기 성공률은 중요하지 않다. 현장에서는 "도루의 경우, 많이 죽어봐야 살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실전 감각을 통해 '사는 맛'을 느껴야 한다는 뜻이다. 베이스러닝은 두려움이 가장 큰 적이다. 실전을 통해 그 두려움을 줄여나가야 한다. 때문에 시범경기 LG의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는 일단 합격점을 줄만 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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