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정재훈!'
두산 베어스 맏형 정재훈이 친정팀으로 돌아와 처음 치른 1군 공식 경기에서 완벽한 피칭을 했다. 정재훈은 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4-5로 뒤지던 6회 등판했다. 선발 유희관이 4-4이던 6회 안타 2개와 희생 번트로 1실점했고, 계속된 1사 2루에서 바통을 이어받았다.
타석에는 박해민, 2루에는 구자욱이었다. 둘 모두 팀 내 최고의 주력을 자랑하는 선수들. 결국 초구에 박해민이 번트 헛스윙을 하는 사이 구자욱이 3루까지 도달했다. 희생플라이는 물론 내야 땅볼 때도 구자욱이 홈에서 살 수 있는 포지션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정재훈은 노련한 피칭으로 구자욱의 발을 묶었다. 타자 박해민과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몸쪽 직구로 스탠딩 삼진 처리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또한 후속 타자 발디리스 역시 8구까지 가는 긴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전성기 시절 140㎞ 중반대의 직구는 없지만, 더 예리해진 제구, 변함없는 포커페이스로 위기를 틀어 막았다.
내친김에 그는 7회에도 마운드에 섰다. 4번-최형우-5번 이승엽-6번 박한이로 이어지는 쉽지않는 타순과 맞닥뜨렸다. 이번에도 결과는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피칭, 최형우를 스트라이크 낫아웃 삼진으로, 이승엽은 2루 땅볼로, 박한이는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고 벤치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사실 캠프 때만 해도 그를 향한 구단의 기대는 그리 크지 않았다. 투수조 최고참으로 "후배들을 잘 다독이고 좋은 분위기를 이끌어 달라"는 게 코칭스태프의 주문이었다. 김태형 감독도 "올해 정재훈의 활약 여부는 50대50으로 본다"고 했다.
하지만 첫 등판에서 귀중한 아웃카운트 5개를 잡아내며 벤치에 확실한 믿음감을 심어줬다. 당장 필승조에 들어가진 못해도, 앞으로 활용도가 커질 전망이다.
대구=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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