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김광현을 투피치 투수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확실한 무기 4개가 빛을 발하고 있다.
SK 와이번스 김광현은 1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등판해 7이닝 4안타 8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고 2승째를 챙겼다. 지난 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서 7이닝 3안타 1실점에 이은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개막전인 1일 인천 kt 위즈전 때는 5회를 넘기지 못했다. 4⅔이닝 9안타(2홈런) 7실점을 기록해 걱정을 안기기도 했으나 이젠 확실히 에이스의 면모를 되찾았다.
국가대표 에이스란 이름이 아깝지 않은 피칭이었다. 강속구와 변화구의 조합으로 KIA 타선을 윽박질렀다. KIA는 김광현에 대비해 우타자를 8명 배치하는 라인업으로 맞섰지만 김광현은 위기에서도 여유있는 피칭으로 헤쳐나갔다.
1회초 1번 김주찬과 2번 김민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의 위기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3번 김주형을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한 뒤, 4번 브렛 필을 삼진으로 잡았다. 언제 위기가 있었냐는 듯 한 피칭을 했다.
이후 이렇다할 위기없이 호투를 이어간 김광현은 6회초 9번 노수광을 유격수 내야안타로 출루시켰지만 1번 김주찬을 3루수앞 병살타로 유도했다. 7회말엔 2사후 볼넷과 사구로 1,2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7번 백용환을 3루수앞 땅볼로 처리하고 무실점으로 자신의 임무를 모두 마쳤다. 6.17로 높았던 평균자책점도 3.86으로 크게 낮췄다.
경기후 김광현은 "(이)재원이 형이 유도한 대로 잘 따랐고, 덕분에 완급 조절이 잘 돼 투구수를 줄일 수 있었다. 전날 불펜 투수들이 많이 던져 오늘은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하고 싶었다"면서 "개막전에 실점을 많이해 빨리 내 평균치를 찾고 싶고 다음 경기에는 좀 더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광현이 완급조절을 할 수 있게 된 것엔 구종 배합이 있었다. 이날 108개의 공을 던졌는데 직구가 40개밖에 되지 않았다. 직구 비율이 37%에 불과했다. 다음으로 많이 던진 공은 슬라이더. 35개(32.4%)를 던졌다. 직구와 슬라이더로 75개를 기록했다. 나머지 33개가 커브와 체인지업이었다. 예전엔 직구와 슬라이더의 비율이 상당이 높았다. 그래서 김광현을 투피치 투수로 불렀다. 타자들이 2가지의 구종만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서다보니 파울이 많아졌고, 자연스럽게 투구수도 늘었다. 하지만 김광현은 커브 비율을 높였고, 올시즌엔 체인지업을 실전에서 효율적으로 던지기 시작했다. 이날 커브가 21개였고, 체인지업이 12개였다. 지난 7일 롯데전서도 102개를 던지면서 직구(44개-43.1%), 슬라이더(34개-33.3%), 커브(12개-11.8%), 체인지업(12개-11.8%)을 잘 섞었다.
구종간의 구속 차도 굉장히 좋은 편이다. 이날 직구가 최고 150㎞를 찍었고, 계속해서 140㎞대를 유지했다. 슬라이더가 127∼136㎞, 체인지업은 120∼107㎞였다. 커브는 109㎞의 느린 커브와 125㎞의 빠른 커브를 구사했다. 예전의 투피치였다면 140㎞대의 직구와 130㎞대의 슬라이더 밖에 없었겠지만 이젠 120㎞대의 체인지업이 생겼고, 더 낮은 구속의 커브도 던진다.
이제 입단 10년째. 김광현은 계속 발전하고 있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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