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방송사 중계 카메라는 홈런 타구를 쫓아가지 못했다. 워낙 빨랐고, 또 멈추지 않고 뻗어갔다.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시즌 2호 대포를 대형 홈런으로 장식했다. 그는 17일(한국시각)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필드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전에 7번-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미네소타의 6대4 승리. 시즌 2호 홈런과 함께 3경기 연속 장타를 때린 그의 타율은 1할9푼4리(31타수 6안타)가 됐다.
홈런은 마지막 타석에서 나왔다. 5-4로 앞선 8회 주자 없는 가운데 상대 셋업맨 조 시미스의 슬라이더를 통타해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볼카운트 2B2S, 비거리는 무려 141m였다. 9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 이후 6경기 만에 나온 대포. 미네소타는 이에 앞서 6번 오스왈도 아르시아가 4-4 균형을 깨는 결승 솔로 아치를 그렸다. 홈 팬들은 박병호의 백투백 홈런이 나오자 열광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국내 팬들은 홈런이 떨어지는 지점을 단번에 포착할 수 없었다. 현지 중계 카메라가 정확히 담지 못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비거리는 462피트, 백스크린 위쪽 관중석에 떨어졌다. 이는 ESPN 홈런트래커 기준으로 타깃필드 역대 두 번째 최장거리 홈런이다. 종전 기록은 통산 612홈런을 친 짐 토미의 464피트다. 또 박병호의 141m짜리 대포는 올 시즌 두 번째 최장 거리 홈런이기도 하다. 1위는 놀란 아레나도(콜로라도 로키스)가 1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쿠어스 필드에서 친 471피트(약 143.6m) 홈런이었다.
돌이켜 보면 국제 대회에서도 박병호의 홈런은 카메라맨의 컨트롤 범위를 벗어났다. 지난해 11월12일 프리미어12 결승전이 대표적이다. 박병호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미국전에서 쐐기 3점 홈런을 터뜨렸다. 4-0으로 앞선 4회초 2사 2,3루 브룩스 파운더스의 슬라이더를 통타해 왼쪽 펜스를 넘겼다. 그런데 이때 홈 플레이 뒤에 있던 카메라맨도, 외야에 위치한 카메라맨도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지 못했다. 워낙 빠르게 날아가니 어쩔 수 없었다. 결국 프로야구 본 고장 미국에서도 9일 캔자스시티전 시즌 1호 홈런에 이어 두 번째 홈런 타구도 놓치는 일이 벌어졌다.
이날 주목해야 할 또 다른 부분은 삼진이다. 박병호는 그동안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에 고전했지만 9경기 만에 무삼진 경기를 했다. 비록 나머지 타석에서 안타가 없었다 해도 고무적이다. 첫 타석인 1회말 2사 1, 2루에선 선발 제레드 위버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내 출루했다. 3-4로 뒤진 3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3루수 땅볼이었다. 또 4-4로 맞선 5회말 2사 2, 3루에서는 바뀐 투수 코리 라스무스의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시속 85마일 슬라이더를 잘 노렸지만 좌익수 뜬공을 기록했다.
박병호는 경기 후 폭스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슬라이더를 쳤고 잘 맞아서 넘어갈 것으로 봤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한국에서도 오늘처럼 멀리 쳐본 적 있는가'라는 질문에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도 있다"고 웃으며 답했다. 또 "어제 연패를 끊었고 오늘은 다 같이 댄스파티를 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며 "오늘도 조금 춤 췄다"고 말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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