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넥센의 4번타자는 외국인 선수인 대니 돈이다. 지난해까지 4번을 치며 넥센 타선을 이끌었던 박병호와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 박병호가 홈런을 펑펑 날리는 거포인데비해 대니 돈은 데려올 때부터 컨택트 위주의 중거리형 타자로 소개가 됐다.
목동구장보다 훨씬 커진 고척 스카이돔에 맞게 거포보단 안타를 많이 칠 수 있는 타자를 데려와 타선이 연결되도록 한 것. 그러나 대니 돈의 성적은 아직은 기대엔 못미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11일까지 대니 돈은 타율이 2할4푼1리(116타수 28안타)에 불과하다. 삼성의 최형우(타율 0.356, 8홈런, 31타점)나 SK의 정의윤(타율 0.345, 8홈런, 40타점), NC 테임즈(타율 0.351, 7홈런, 26타점) 등의 걸출한 4번타자에 비하면 분명 잘하고 있다고 말하긴 힘들다.
그런데도 염경엽 감독이 대니 돈을 4번타자에 두는 이유는 타선의 연결 때문이다. 그가 4번타자에 있음으로 해서 타순이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 염 감독은 "대니 돈을 빼면 마땅히 4번을 칠 선수도 없다. 그가 타율이 높지는 않지만 그가 4번을 치면서 전체적으로 타순이 돌아가고 있다"라고 했다.
넥센은 11일 부산 롯데전서 16대2의 대승을 거두며 4연승을 달렸다. 18승1무13패로 1위 두산(21승1무10패)에 불과 3게임 뒤진 3위를 달린다. 2위 NC(18승12패)엔 반게임차에 불과하다.
예전과 같은 펑펑 터지는 장타가 부족하다고 해도 한번의 찬스에서 대량 득점을 하는 집중력은 여전하다. 홈런이 적다고 해도 기동력을 이용한 적극적인 베이스러닝이 득점을 하는 새로운 무기가 됐다.
타선의 연결이 잘되는 상황에서 굳이 욕심을 낼 필요가 없다는게 염감독의 생각이다. 타선이 전체적으로 물이 올라있는 상황에서 더 큰 욕심에 타순을 조정하다가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니 돈이 타율이 낮긴 해도 홈런을 7개 때려냈고, 27타점을 올리고 있다. 또 득점권에선 타율 3할(26타수 5안타)을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클러치 능력도 보여 4번타자로서의 역할을 어느 정도 해주고 있는 것도 그를 4번에 두는 이유다.
타율 낮은 4번타자. 분명 이상하게 보이긴 해도 넥센으로선 현재 최선의 타순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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