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박찬욱 감독이 '아가씨' 기획 단계부터 영화 촬영 내내 감독이 직접 찍은 사진을 총망라한 사진집 '아가씨 가까이'의 일부를 공개했다.
보그코리아는 1일 공식 홈페이지에 '아가씨와 함께, 아가씨 가까이' 제목으로 박찬욱 감독의 사진집과 함께 인터뷰를 게재했다.
박찬욱 감독은 인터뷰에서 영화 촬영 비하인드를 전했고, 감독 노트를 통해 사진 뒷이야기를 코멘트로 남겨 눈길을 끌었다.
박찬욱은 "내가 찍는 배우의 모습은 개인도 아니고 캐릭터도 아닌, 중간 상태일 때가 많다. 혹은 개인으로 존재한다 해도 의상과 분장 같은 요소 때문에 완전한 개인의 모습은 아니다. 그 중간 지대가 내가 배우를 찍는 상태다. 당연히 그런 모습이 영화에 영향을 준다. 조진웅의 손이라든가, 김민희의 말간 얼굴, 정신 나간 듯 멍하니 있는 모습은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네명의 주연배우가 함께 있는 사진에 대해 "포스터용 사진을 잘 찍다가 어쩌다 넷이 저렇게 제각각이 됐는지, 며칠 후에 물어봤지만 아무도 기억하지 못했다"며 웃었고, 신인 배우 이태리가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의 사진에 대해서는 "이렇게나 오만한 표정의 신인 배우를 봤느냐"고 코멘트 했다.
언제부터 현장에서 사진을 찍었느냐는 질문에는 "'친절한 금자씨' 때 약간, '스토커' 때부터 많이 찍었다. 그전에는 감독 일만 하기에도 힘에 부쳐서 그런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사진 자체를 찍은 건 오래되었다. 대학 때 영화 동아리 만들기 전에 사진반 활동을 먼저 했다"고 답했다.
박감독은 '본인이 찍은 사진을 열심히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게 나의 중요한 일과다. 이 아이패드에는 4,000여 장의 사진이 들어 있다. 내가 디지털로 옮겨간 이유가 이것 때문이다. 쉽게 옮기고, 바로 간단한 보정 작업도 할 수 있고. 이동하거나 기다릴 때 사진을 계속 본다. B컷 사진을 지우고, 정리하고, 조금씩 만지고.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를 모른다. 이런 사진도 수십 장 올려두었는데, 지금은 넉 장 남아 있다"고 녹슬지않은 열정을 과시했다.
원작인 '핑거스미스'의 배경인 19세기 빅토리아 시대는 스토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것을 1930년대로 가져온 이유에 대해서는 "원작에서 버릴 수 없는 최소한이라고 하는 게 하녀와 상전, 그런 계급의 문제, 신분제도의 상황이다. 또 한 가지는 정신병원이라는 근대 기관. 이 두 가지를 만족시킬 수 있는 시대는 그때밖에 없었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박찬욱 감독은 "감독이 매달릴수록 영화가 좋아지는 것이다. 그런데 그 차이란 게 참 미세해서 관객들이 얼마나 영향을 받을지 알 수 없지만, 만드는 사람에게는 중요하다. 그래서 후반 작업만 꼼꼼히 하자 치면 8~9개월은 필요한 것 같다. 난 고치는 일에 아주 중독된 사람이라… <아가씨 가까이> 책 서문도 그렇고, 책을 낼 때도 교정을 얼마나 봤는지, 출판사 사람들이 아주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고 하더라"며 집요한 장인정신을 드러냈다.
한편 박찬욱 감독이 '박쥐' 이후 7년 만에 한국에서 찍은 작품이자 그를 칸에 세 번째로 입성시킨 작품 영화 '아가씨'는 1일 개봉해 관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ly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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