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진(22·광주)의 꿈이 영글고 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덥고 습한 날씨로 불쾌지수가 오르는 요즘. 연일 싱글벙글인 선수가 있다. 박동진이다.
박동진은 올 시즌 광주에서 프로 데뷔한 풋풋한 새내기. 하지만 그라운드에서의 모습은 영락없는 파이터다. 1m82-72kg의 박동진은 중앙 수비수 치고는 다소 작다. 그러나 상대 공격수를 거칠게 몰아붙이는 터프함으로 체구의 핸디캡을 보완한다. 오른쪽 풀백을 겸할 수 있는 멀티 능력도 강점이다.
어떤 상대를 만나도 주눅들지 않는 박동진. 덕분에 프로 무대에 빠르게 연착륙했다. 리그 11경기에 출전하고 있는 박동진은 광주 수비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박동진은 "사실 나는 부족한 것이 많다. 열심히 뛰는 것은 자신 있지만 아직 빌드업이 매끄럽지 못하다"면서 "다른 팀에 입단했으면 출전 기회를 많이 잡지 못했을 것 같다. 나를 믿고 기용해주는 팀에 와서 정말 좋다"고 밝혔다.
박동진은 요즘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단다. 박동진은 "핵심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부족하지만 꾸준히 출전하면서 조금씩 발전하는 것을 느낀다"며 "광주에 있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행복"이라고 말했다.
박동진은 잘 알려진 선수가 아니다. 하지만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팀을 위해 매 경기 몸을 던졌다. 그 동안 흘린 땀방울에 대한 보상일까. 박동진은 당당히 신태용호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박동진은 "솔직히 올림픽 간다는 생각을 안 했다. 그래서 명단 발표할 때 잠을 자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왜 뽑힌 것 같냐는 물음에 박동진은 "신태용 감독님이 나를 좋아하신다"며 웃었다. 웃음도 잠시 이내 차분한 목소리로 "모두 광주에서 꾸준히 뛰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렇게 올림픽도 가게 돼서 정말 가문의 영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나서는 것을 '가문의 영광'이라고 표현한 박동진. 부모님은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박동진이 잠시 뜸을 들였다. "사실 아버지께서 지난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셨다." 화제를 돌릴까 했더니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박동진은 "어머니께서 아버지 몫까지 기뻐하셨다. 최종 명단에 들었다고 하니 눈물을 흘리시더라."
광주와 신태용호는 박동진에게 '꿈'의 실현이다. "광주에서 뛰면서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신태용호를 통해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며 감격스러운 소회를 밝혔다. 열심히 뛰기만 했던 박동진. 이제는 욕심 좀 부리겠단다. "당연히 팀의 승리가 우선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박동진이라는 선수가 있다는 것도 알리고 싶다." 빛고을 광주에서 이룬 오륜기의 꿈. 그 꿈을 장밋빛으로 물들이기 위해 오늘도 박동진은 뛴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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