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문고 이정후는 최근 끝난 2017년 신인 1차 지명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고교 1학년 때부터 주전 자리를 꿰찬 유격수였고, 또 이종범 MBC 스포츠+ 해설위원 아들이기 때문이다.
두산 베어스에도 부자 야구 선수가 있다. KBO리그 사상 최초로 1군 한 팀에서 지도자와 선수로 뛰고 있는 박철우 타격 코치와 박세혁이다. 박세혁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박철우 코치는 고양 원더스에서 타격 코치를 하다가 2014년 말 두산 타격 코치가 됐다. 둘은 지난해 박세혁이 군에서 제대하면서 경기 중엔 코치와 선수로, 경기 후 남양주 화도 집에선 아버지와 아들로 지내고 있다.
그 남자 이야기-박철우 코치
1989년이었다. 아내가 첫째 아이를 가졌다. 지금의 세혁이다. 그 때부터 일이 잘 풀렸다. 야구가 잘 됐다. 정규시즌 타격 3위(0.318)를 차지했고 홈런(13개·5위)과 타점(59개·7위) 기록도 나쁘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타격감이 좋아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를 차지했다. 다들 세혁이를 복덩이라고 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세혁이가 야구를 하겠다고 하더라. 내가 강요한 건 아니지만 주변에서 운동 신경을 보고 권유한 것 같았다. 알겠다고 했다. 굳이 말리지는 않았다. 힘든 건 알았지만 예전보다 여건이나, 환경이 좋지 않은가. 못하게 막으면 세혁이가 나중에 후회할 것 같기도 했다. 당시 나는 SK에서 코치를 하고 있었는데 세혁이를 위해 학교 근처인 창동에 집을 구했다. 주위에서 소질은 있다고들 했다.
상무에서 특히 야구가 늘었더라. 평소 세혁이에게 기술적으로 별다른 말은 하지 않는데 2년 간 잘 배운 듯 했다. 이정도면 올해 팀에 보탬이 될 수는 있겠다고 봤다. 우리 팀에 워낙 뛰어난 포수들이 있지만 몸 관리만 잘하면 1군에서 뛸
수 있겠다는 기대는 했다.
양의지가 다쳤을 때는 조마조마했다. 그 자리를 메워야 하는 세혁이가 본 헤드 플레이라도 하면 어쩔까 노심초사했다. 주전으로 나간 첫 경기(6월3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에 앞서서는 팀에 민폐를 끼치지만 않기만 바랐다. 그런데 잘 하더라. 양의지가 없는 한 달간 홈플레이트 뒤에서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였다. 아버지가 아닌 두산 코치로서 고맙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4월26일 잠실 SK전에서 켈리 공을 때려 결승타를 쳤을 때 올 시즌 가장 크게 칭찬한 것 같다. '좋은 베팅이었다. 앞으로 야구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장면일 것이다'고 등을 두드려줬다. 6월21일 잠실 kt전에서 프로 첫 홈런을 때렸을 때는 케익을 샀다. 장초 하나만 달라고 해서 밤 11시 식사하며 나눠 먹었다. 그 때는 코치가 아닌 아버지로서 첫 홈런 추억을 공유하고 싶었다.
요즘 아들 때문에 내가 스타가 되는 것 같다. 내가 지금도 코치로 활동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아들 때문에 카메라에 자주 잡힌다. 이제 박철우 하면 두산 타격 코치로 아는 사람이 많다. 다 아들 덕분이다.
그 남자 이야기-박세혁
아버지가 야구 선수인게 마냥 좋지는 않았다. '네가 박철우 아들이냐. 한 번 쳐봐라'는 얘기를 수차례 들었다. 아버지 때문에 더 기회를 받는다는 시선도 있었다. 적잖은 부담감이었다. 고등학교, 대학교 때까지. 아버지 그늘이 있었다. 2세 야구 선수들만이 느끼는 고통이다.
그 부담감은 올해부터 없어진 것 같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보다 아버지가 더 힘들 것 같았다. 내가 못하면 안 된다는 책임감이 들었다. 이제는 (양)의지 형이 돌아와 경기 출전 시간이 줄었지만, 매일 나간다는 생각을 하고 똑같이 준비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님, 강인권 코치님이 언제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으라고 말씀하신다.
집에서 아버지와 야구 얘기는 거의 안 한다. 야구장에서도 포수 훈련 하는 시간이 많아 한 두 마디 빼면 대화할 시간이 적다. 그래도 '타석에서 위축되면 안 된다. 자신있게 방망이를 돌리라'고 조언해 주신다. '방망이를 못 쳐도 수비에서 하는 게 있으니 편하게 야구하라'고도 하신다. 격려를 많이 해주시는 편이다.
사실 집에서는 존댓말을 잘 안 쓴다. 어영부영 대답하는 게 전부다. 그런데 야구장에서는 코치님 아니신가. '예, 알겠습니다'라고 답한다. 솔직히 아직도 어색하긴 하지만 집에서보단 훨씬 대화를 많이 한다.
올해 들은 얘기 중 가장 기분 좋은 말은 '이제 야구선수답다'는 말이다. 결승타를 쳤을 때 아버지가 그러시더라. 자신감이 생겼고 뿌듯했다. 내가 더 잘해야 한다고 마음 먹었다.
아버지가 좋은 골격을 주신 덕분에 지금 1군에서 야구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어렸을 때 야구를 한다고 했을 때 반대를 하지 않으신 것도 감사드린다. 아 한가지, 아쉬운 대목이 있긴 하다. 7월 잠실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3루타 치고 신나게 세리머니하고 있는데, 방송 중계 카메라가 아버지를 잡고 있더라. 그것도 첫 3루타였는데. 내가 못해도, 잘해도 카메라 찍으시는 분이 아버지만 찾는다. 3루타 쳤을 때는 나를 좀 오래 잡아주셨으면 좋겠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
'69억 빚 청산' 이상민, 지난해 수입만 15억…쿨한 연봉 공개 ('피의 게임X') -
류화영, ♥예비신랑에 무릎 꿇고 '역프러포즈'…"자기야, 결혼해줘서 고마워" -
타블로♥강혜정, 자식 농사 대박…16살 하루, SAT 준비→라이즈 작사까지 -
산다라박, 39kg에 이 볼륨감 가능해?…감춰둔 '파격 반전 몸매' -
JK김동욱, 배재고 6개월 중징계에 "애들 미래 짓밟아, 정치의 희생양" -
시청률 18% '김부장' 대박 터졌는데…제작 총괄 박태준, 또 터진 '일베 의혹' -
전진, '시험관 도전' ♥류이서 위해 담배 끊었다 "벌써 1년째, 가족위해 매일 도전" -
'김준호♥' 김지민, 학폭 피해자였다.."주동자 이름 아직도 기억, 사과받고파"(사이다)
- 1."충격" 일본 대표팀 감독직 거절했나...'손흥민 스승' 포스테코글루 파격 오피셜, 유럽 대신 '오일머니' 선택 "알나스르 부임 확정"
- 2."죽기살기로 뛰겠다" 은퇴설 일축한 손흥민, 다음 스케줄 떴다…'짧은 휴식 후 18일 LA 더비 출격'
- 3.111구 눈물겨운 투혼' 화이트…달 감독도 "걱정됐지만 에이스라 믿었다" [잠실 현장]
- 4.류승민 있었더라도… "우리 외야는 누가 나가도 주전" 김성윤도 쉬어가는 공포의 뎁스,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
- 5."안타 치고 잘했는데 왜" LG 신민재, 4일 한화전 라인업 제외…'염갈량'이 밝힌 속사정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