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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이야기-박철우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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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세혁이가 야구를 하겠다고 하더라. 내가 강요한 건 아니지만 주변에서 운동 신경을 보고 권유한 것 같았다. 알겠다고 했다. 굳이 말리지는 않았다. 힘든 건 알았지만 예전보다 여건이나, 환경이 좋지 않은가. 못하게 막으면 세혁이가 나중에 후회할 것 같기도 했다. 당시 나는 SK에서 코치를 하고 있었는데 세혁이를 위해 학교 근처인 창동에 집을 구했다. 주위에서 소질은 있다고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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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가 다쳤을 때는 조마조마했다. 그 자리를 메워야 하는 세혁이가 본 헤드 플레이라도 하면 어쩔까 노심초사했다. 주전으로 나간 첫 경기(6월3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에 앞서서는 팀에 민폐를 끼치지만 않기만 바랐다. 그런데 잘 하더라. 양의지가 없는 한 달간 홈플레이트 뒤에서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였다. 아버지가 아닌 두산 코치로서 고맙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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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들 때문에 내가 스타가 되는 것 같다. 내가 지금도 코치로 활동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아들 때문에 카메라에 자주 잡힌다. 이제 박철우 하면 두산 타격 코치로 아는 사람이 많다. 다 아들 덕분이다.
아버지가 야구 선수인게 마냥 좋지는 않았다. '네가 박철우 아들이냐. 한 번 쳐봐라'는 얘기를 수차례 들었다. 아버지 때문에 더 기회를 받는다는 시선도 있었다. 적잖은 부담감이었다. 고등학교, 대학교 때까지. 아버지 그늘이 있었다. 2세 야구 선수들만이 느끼는 고통이다.
그 부담감은 올해부터 없어진 것 같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보다 아버지가 더 힘들 것 같았다. 내가 못하면 안 된다는 책임감이 들었다. 이제는 (양)의지 형이 돌아와 경기 출전 시간이 줄었지만, 매일 나간다는 생각을 하고 똑같이 준비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님, 강인권 코치님이 언제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으라고 말씀하신다.
집에서 아버지와 야구 얘기는 거의 안 한다. 야구장에서도 포수 훈련 하는 시간이 많아 한 두 마디 빼면 대화할 시간이 적다. 그래도 '타석에서 위축되면 안 된다. 자신있게 방망이를 돌리라'고 조언해 주신다. '방망이를 못 쳐도 수비에서 하는 게 있으니 편하게 야구하라'고도 하신다. 격려를 많이 해주시는 편이다.
사실 집에서는 존댓말을 잘 안 쓴다. 어영부영 대답하는 게 전부다. 그런데 야구장에서는 코치님 아니신가. '예, 알겠습니다'라고 답한다. 솔직히 아직도 어색하긴 하지만 집에서보단 훨씬 대화를 많이 한다.
올해 들은 얘기 중 가장 기분 좋은 말은 '이제 야구선수답다'는 말이다. 결승타를 쳤을 때 아버지가 그러시더라. 자신감이 생겼고 뿌듯했다. 내가 더 잘해야 한다고 마음 먹었다.
아버지가 좋은 골격을 주신 덕분에 지금 1군에서 야구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어렸을 때 야구를 한다고 했을 때 반대를 하지 않으신 것도 감사드린다. 아 한가지, 아쉬운 대목이 있긴 하다. 7월 잠실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3루타 치고 신나게 세리머니하고 있는데, 방송 중계 카메라가 아버지를 잡고 있더라. 그것도 첫 3루타였는데. 내가 못해도, 잘해도 카메라 찍으시는 분이 아버지만 찾는다. 3루타 쳤을 때는 나를 좀 오래 잡아주셨으면 좋겠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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