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했던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선수단이 리우데자네이루로 속속 집결하고 있지만 올림픽 개최 도시는 아직 손님맞이 준비가 되지 않았다. 리우 곳곳은 여전히 거대한 공사판이다. 경기장은 물론이고 육교, 다리 등 각종 기반 시설 역시 공사가 끝나지 않았다. 올림픽을 즐길 관광객들의 발이 되어 줄 지하철 공사도 7월31일(이하 한국시각)에야 완료됐다. 그나마도 안전 테스트 없이 곧바로 개통돼 안전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단으로 돌아갔다. 호주 대표팀은 화장실이 막히고 배관시설에 가스가 새자 입촌을 거부했다가 최근 다시 들어갔다. 우여곡절 끝에 선수촌에 입성한 호주 선수단은 7월30일에는 담배꽁초로 인한 숙소 화재로 대피하는 소동을 겪기도 했다.
한국 선수단도 예외는 아니다. 40년만에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여자 배구대표팀은 7월30일 황당한 경험을 했다. 대표팀은 선수촌에서 차로 한시간 가량 떨어진 '에어포스 유니버시티'에서 오후 2시 15분부터 3시 45분까지 훈련을 하기로 돼 있었다. 오후 4시부터는 이 곳에서 이란 남자 대표팀의 훈련이 예정돼 있던 터라 마음이 급할 수 밖에 없었다. 배구 선수들은 보통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하기 최소 한 시간 전에 경기장에 도착해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푼다. 하지만 이날 선수단은 훈련 시작 10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야 경기장에 도착했다. 이정철 감독은 "버스가 지각해서 선수촌에 한참 우두커니 서 있었다"며 "겨우 기다리다가 버스를 타고 출발했는데, 기사가 배구장으로 가는 길을 못 찾고 헤매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희진(IBK기업은행)은 "버스가 약속한 시각보다 15분 늦게 우리를 픽업했다"고 거들었다. 한편, 장신 선수들이 많은 배구 대표팀은 작은 사이즈의 침대 때문에 이중고를 겪었다. 민원을 접수한 리우 선수촌은 뒤늦게야 침대 연장 작업을 해줬다.
리우올림픽 조직위원회는 1000명이 넘는 인력을 동원해 여러가지 문제점을 해결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심상치 않다. 에두아르두 파에스 리우 시장은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업무능력이 심각하다"며 문제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세계인들이 '브라질 사람들은 엉망'이라고 말하면 안 된다. 책임자는 마리오 실렌티라는 이름의 아르헨티나인이었다"라는 다소 황당하고도 궁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브라질 언론은 월급을 받지 못한 노동자들이 앙갚음 차원에서 일부러 선수촌을 엉망으로 지었다고 전했다. 리우시 재정 상태가 최악인만큼 쉽게 개선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설상가상으로 테러 위협까지 이어지고 있다. 리우시는 방범 카메라를 3500대에서 6200대로 늘리고, 헬리콥터와 드론, 대형 풍선 등을 이용해 인구 밀집 지역을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지만 재정난으로 폭발물 감시 업체와 계약을 해지하는 등 여전히 불안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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