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목 석권 노리는 양궁, 남녀 단체전… 그들에게 '변수'는 없다
2016년 리우올림픽 양궁 경기가 열리는 삼보드로모 경기장. 낙후된 건물과 벽마다 이어진 낙서, '우범지역'이라는 평가가 틀리지 않아보였다. 무언가 을씨년 스러운 기분. 기분 탓만은 아니었다. 세찬 바람 때문에 몸은 더 움츠러들었다.
경기장에 들어가도 바람은 멈추지 않았다. 연습 중이던 각국의 선수단은 바람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세계 최강' 한국 남녀 궁사들도 다르지 않았다. 삼보드로모 경기장은 원래 삼바축제를 위해 지어진 건물이다. 바다까지 거리가 2km에 불과한데다 관중석이 사대 양 옆으로 높게 지어져 마치 빌딩바람 처럼 화살이 날아가는 궤적에 돌개바람이 분다. 지난해 9월 테스트이벤트를 치른 양궁 대표팀은 리우의 바람 변수에 대비했지만 현장은 그 이상이었다.
더욱이 경기장은 아직 공사가 완료되지 않았다. 곳곳에서 톱질하는 소리, 전기톱 울리는 소리가 울렸다. 설상가상으로 남자 대표팀이 예선전을 치를 16~18번 사대 부분은 공사 중이라 아예 연습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승윤(코오롱엑스텐보이즈)은 "경기장이 완성되지 않은 곳에 와본 것은 처음"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지만 한국 양궁이 괜히 세계 최강인 것은 아니다. 변수는 없다. 남녀 태극궁사들은 동요하지 않았다. 서서히 리우의 환경에 적응하며 제 기량을 찾고 있다. 이번 대회 전종목 석권을 노리는 한국 양궁은 7일과 8일(이하 한국시각) 힘찬 발걸음을 옮긴다. 7일 런던올림픽서 아쉽게 동메달에 머문 남자 대표팀이, 8일 사상 첫 8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의 신화에 도전하는 여자 대표팀이 단체전에 나선다. 변수조차 뛰어넘은 남녀 대표팀은 금메달을 못따는게 '이변'이다. 부담을 주려고 하는게 아니라 그만큼 최고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4일 한국 대표팀은 '액땜'을 했다. '여자 에이스' 기보배(광주시청)가 훈련 도중 왼팔에 피멍이 들었다. 활시위를 당기는 순간 화살을 시위에 걸치는데 쓰이는 부품이 부러지며 팽팽하게 당겨진 줄이 기보배의 왼팔을 때렸다. 다행히 상태는 심각하지 않았다. "4강 이상은 갈 수 있다는 신호"라는 덕담이 이어졌다.
그래서일까. 성능을 테스트하는 삼보드로모 양궁장의 전광판에는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었다. 리우도 한국의 금메달을 의심하지 않는듯한 분위기였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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