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저런 용병을 어디서 구할 수 있을까요?"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 한창 부진에 빠져 있던 지난 6월 수도권 구단의 한 관계자가 꺼낸 말이다. 린드블럼은 올시즌 내내 들쭉날쭉한 피칭으로 일관하다 후반기 들어 안정세를 찾으며 시즌 막판 에이스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전반기와 후반기, 린드블럼의 성적은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전반기 17경기에서 5승8패, 평균자책점 6.25로 난조를 보였던 린드블럼은 후반기에는 11경기에서 5승3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중이다. 시즌 성적은 10승11패, 평균자책점 5.27. 2년 연속 10승에 성공한 린드블럼이 만일 시즌 초부터 지금과 같이 던졌다면 롯데의 위치는 무척 달라져 있었을 것이다.
린드블럼은 지난해 32경기에서 210이닝을 던지며 13승11패, 평균자책점 3.56으로 최고 용병 투수로 떠올랐다. 그러나 올해 유난히 많은 홈런을 허용하고 패하는 경기가 많아지자 여기저기서 "지난해 너무 많이 던진 탓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그럴 때마다 조원우 감독은 "구위에 문제가 있거나 부상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심리적으로 위축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린드블럼은 지난 7월 9일 LG 트윈스전을 마치고 1군에서 제외됐다. 전반기 막판이라 더 던질 경기도 없었지만, 자신을 되돌아보라는 배려의 뜻도 담겨 있었다. 린드블럼은 당시 옥스프링 2군 투수코치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심기일전한 뒤 후반기에 돌아왔다. 한층 안정감을 찾은 제구력과 여유로운 경기운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9월 들어서는 4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2.36을 기록했다. 시즌 막바지 롯데는 린드블럼의 호투를 앞세워 포스트시즌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린드블럼이 부활에 성공한 이유중 하나는 커터의 장착이다. 요즘 린드블럼은 슬라이더보다는 커터의 비중이 높다. 18일 부산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는 101개의 투구수 가운데 커터를 37개 던졌다. 커터가 추가되면서 포심 직구와 투심 직구, 포크볼, 체인지업, 커브 등 볼배합도 다양해졌다. 지난달 18일 옥스프링 코치가 1군으로 올라온 직후 린드블럼에게 나타난 현상이다. 조원우 감독은 "심리적으로도 많이 좋아졌지만, 커터가 먹히면서 자신감을 가진 것 같다"고 했다.
롯데는 올해 린드블럼의 퇴출을 검토한 적이 있다. 시즌 중은 아니더라도 내년 시즌 재계약은 '아니다'는 의견을 보인 스태프들이 더러 있었다. 직구 구속이 지난해만 못하고 제구도 높게 형성되는데다 상대팀들에게 너무 많이 노출됐다는게 이유였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재계약이 확실시되고 있는 분위기다. 누구든 변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듯 외국인 선수도 간파당하면 뭔가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린드블럼은 커터와 제구력으로 이를 극복해가고 있다. 혹여 롯데가 린드블럼을 포기한다면 다른 팀에서 낚아챌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른 구단에서도 현장 관계자들 대부분 린드블럼의 재계약을 당연하다고 여긴다.
롯데는 이날 넥센전에서 린드블럼의 호투로 승리를 거두며 포스트시즌 탈락 분위기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롯데는 앞으로도 포스트시즌 가능성이 남아있는 한 린드블럼과 레일리를 집중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린드블럼은 최근 3경기 연속 4일 휴식후 5일째 등판했다. 일단 린드블럼은 24일 NC 다이노스전, 29일 kt 위즈전, 10월 4일 두산 베어스전에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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