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후반부터 피말리는 순위경쟁을 했지만, 이제 정말 벼랑끝에 몰렸다. 와일드카드 게임에서 KIA 타이거즈,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제압하고 신바람을 냈는데 벽에 부딪혔다. 플레이오프(PO) 상대인 정규시즌 2위팀 NC 다이노스는 앞서 만난 KIA, 히어로즈와 분명히 달랐다. LG 트윈스는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PO 1~2차전을 모두 내줬다. 21일 2-0으로 앞선 9회말 끝내기 안타를 맞고 2대3 역전패를 당한데 이어, 22일에 열린 2차전에선 0대2로 졌다. 좋은 분위기를 탄 건 분명한데, 경기 후반 임팩트가 부족하고 뒷수습이 아쉬웠다.
두 경기 모두 헨리 소사, 데이비드 허프, 두 외국인 선발 투수가 호투한 가운데 경기 후반에 일격을 당했다. 간발의 차, 박빙의 승부에서 경기를 놓쳤기에 아쉬움이 컸다. 결과가 전력을 보여준다고 해도, 극복이 어려운 격차가 아니었다.
5전3선승제로 진행되는 PO에서 1~2차전 패배. 회복이 쉽지 않은 치명상이다. 지금까지 PO 1~2차전을 가져간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게 81.3%나 된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른 NC가 한국시리즈로 가는 문턱을 거의 넘은 셈이다.
이렇게 LG의 '가을야구'는 끝나는 걸까.
야구는 수많은 변수, 가능성을 품고 있는 게임. LG팬들은 이 시점에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는 요기 베라의 유명한 격언을 소환하고 싶어할 것 같다.
양상문 LG 감독은 22일 2차전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부담은 있지만, 극적인 역전 경기가 나오듯이 3연승을 하지 말란 법은 없다. 우리가 홈에서 성적이 좋았으니 3차전에서 이기면 분위기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했다.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이기면, 반격의 흐름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LG 사람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줄 사례도 있다. 초단기전으로 진행되는 포스트시즌과 조금 다르긴 해도, LG는 지난 8월 초중순 9연승을 달렸다. 중하위권의 경계선을 맴돌다가 9연승을 거두고 날아올랐다. 세대교체를 통한 팀 체질개선이 화학작용을 일으켜 만들어내는 신바람 야구. 올시즌 '양
상문 야구'의 가장 큰 소득이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포스트시즌에서 2연패 후 3연승을 거둔 사례를 보자. 두산 베어스는 2013년 준PO에서 히어로즈에 1~2차전을 내주고도 3연승을 거두며 리버스 스윕을 달성했다. 2010년 가을에도 두산은 롯데 자이언츠에 2연패 후 3연승을 거뒀다. 2013년 삼성 라이온즈는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1~2차전을 내준 뒤 1승3패로 몰렸지만 결국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우리보다 야구역사가 깊은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를 보면, 초반 연패를 극복하고 일어선 케이스가 적지 않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2004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에 3연패 후 4연승을 거뒀다. 2011년 재팬시리즈에선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주니치 드래곤즈에 1~2차전을 내줬지만, 4승3패로 우승 샴페인을 터트렸다.
LG는 1~2차전에서 패하면서 분명히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확률을 따져봐도 한국시리즈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하지만 80%가 넘는 실패 확률이 무겁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10%가 넘는 희망도 눈에 들어온다.
PO 2경기에서 LG는 팀 평균자책점 2.76, 팀 타율 1할1푼9리(59타수 7안타)를 기록했다. 올해 정규시즌을 지배했던 거센 '타고투저'와는 완전히 다른 결과다. 선발진을 중심으로 한 마운드가 계속해서 제 역할을 해주고, 타선이 기지개를 켠다면, LG '가을야구'를 계속 볼 수도 있을을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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